"엄청난 선배님들, 난 대표팀 신인"
(긴<일본 오키나와현>=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대표팀에서 저는 신인이에요. 비교가 되겠습니까."
최형우(34·KIA 타이거즈)가 강하게 손을 내저었다.
"2017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이대호(35·롯데 자이언츠), 김태균(35·한화 이글스)과 중심 타선을 이룰 수 있다"는 전망을 들은 뒤다.
11일 일본 오키나와현 긴 구장에서 만난 최형우는 "WBC 대표팀에 뽑혀 이대호, 김태균 선배와 한 팀을 이루는 것만으로도 설렌다"며 "두 선배는 대표팀 중심 타선에 어울리지만 나는 아니다"라고 손사래를 쳤다.
생애 처음으로 태극마크를 단 그는 12일부터 WBC 대표팀에 합류한다.
최형우는 "대표팀 훈련은 어떻게 다를까 궁금하다. 이대호, 김태균 등 좋은 선배와 훈련하는 게 도움이 될 것"이라며 "대표팀에서 나는 신인이다. 뭔가 배우겠다는 생각으로 훈련을 시작하려 한다"고 했다.
그는 "대타로 나서더라도 확실히 준비하겠다는 생각"이라고 거듭 몸을 낮추며 "제발 라이벌이라고 표현하지 말아달라"고 했다.
하지만 최형우도 한국 야구를 대표하는 타자다.
출발은 더뎠지만 이대호, 김태균과 치열하게 경쟁한 적도 있다.
최형우는 2011년 30홈런 118타점 장타율 0.617을 기록하며 3개 부문 타이틀을 차지했다. 이대호는 타율(0.357)과 최다안타(176개), 출루율(0.433) 3관왕에 올랐다. 우열을 가릴 수 없는 승부였다.
2016년에는 최형우와 김태균이 타율, 타점, 최다안타, 출루율 타이틀을 놓고 경쟁했다.
최형우는 타율(0.376), 타점(144개), 최다안타(195개) 부문에서 김태균을 2위(타율 0.365, 136타점, 193안타)로 밀어내고 타격 3관왕을 차지했다. 김태균은 출루율(0.475)에서 최형우(0.464)를 제쳤지만 "최형우 때문에 2위의 설움을 느꼈다"고 농담 섞어 말하기도 했다.
이대호와 김태균은 2000년대 초반부터 한국 야구를 이끈 스타 플레이어다.
최형우는 이들보다 한 살 느리지만, 2008년에야 이름을 알렸다.
2006년 WBC부터 태극 마크를 단 김태균, 2008년 베이징올림픽 금메달 주역 이대호보다 한참 늦게 대표팀에 승선하기도 했다.
"출발부터 늦었고, 아직도 멀었다"고 거듭 겸손함을 앞세웠지만 이제 최형우는 두 선배와 함께 '대표팀 타선의 중심'으로 꼽힌다.
jiks79@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