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린 국가안보보좌관 강력 반발…'러 연계 의혹'으로 집중 견제받아
(워싱턴=연합뉴스) 심인성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권력 핵심부의 '파워게임'이 심상치 않게 돌아가고 있다.
미 중앙정보국(CIA)이 '안보 총사령탑'인 마이클 플린 국가안보보좌관의 핵심 참모에 대한 '기밀취급권 인가' 요청을 거부하면서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와 CIA 간에 팽팽한 긴장감이 흐르고 있다.
특히 이는 플린 국가안보보좌관이 '러시아 연계' 의혹으로 수세에 몰린 상황에서 나온 것이어서 주목된다.
일부 미국 언론은 권력 핵심부 파워게임의 신호탄으로도 해석하고 있다.
11일(현지시간) 미 정치 전문매체 폴리티코에 따르면 CIA는 최근 플린 국가안보보좌관의 핵심 측근 부보좌관 중 한 명이자 아프리카 담당 NSC 선임국장인 로빈 타운리에 대한 NSC 기밀취급권 인가 요청을 거부했다.
한 소식통은 타운리 국장이 요청한 기밀취급권은 NSC 활동에 꼭 필요한 것으로, CIA가 이를 거부함에 따라 그는 더는 NSC 중책을 맡을 수 없게 됐다고 말했다.
해병대 정보장교 출신인 타운리 선임국장은 오랫동안 기밀취급권을 보유해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타운리 국장의 기밀취급권 인가 요청이 왜 거부됐는지 구체적으로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마이크 폼페오 CIA 국장이 사전에 관련 내용을 보고받고 직접 승인한 것으로 알려져 플린 국가안보보좌관과 그의 측근들이 격노했다고 소식통들이 전했다.
한 소식통은 "CIA 내부 일각에서는 플린 국가안보보좌관과 그의 측근들로부터 위협감을 느끼고 있으며, 특히 타운리 선임국장의 경우 'CIA가 세상을 지배하는 게 아니다'는 태도를 보여왔다"고 전하면서 이번 조치는 그들을 겨냥한 CIA 내부의 공격이라는 인식이 있다고 분석했다.
이 소식통의 말이 맞는다면, CIA가 러시아 연계 의혹으로 궁지에 몰린 플린 국가안보보좌관에게 '기습 펀치'를 날린 셈이다.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앞서 지난 9일 플린 국가안보보좌관이 지난해 대선 때부터 트럼프 정부 출범 직전까지 세르게이 키슬략 주미 러시아대사와 문자와 전화통화 등을 통해 꾸준히 접촉했으며, 특히 버락 오바마 당시 행정부의 대(對) 러시아 제재에 대해서도 논의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두 사람의 전화통화는 주로 취임식 이후 양국정상 간의 통화 계획에 관한 것이었다"는 트럼프 대통령 측의 해명에 어긋나는 것으로, 이 때문에 트럼프 정부와 러시아의 연계 의혹은 한층 커지는 상황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플린 국가안보보좌관과 키슬략 러시아대사의 '의심스러운 접촉' 보도와 관련한 기자들의 질문에 구체적인 답변을 삼간 채 "잘 모르겠다. 못 봤다. 어떤 보도를 말하는 것이냐"면서 "아직 못 봤는데 한번 보겠다"고만 언급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정보당국의 공식 기밀브리핑을 받기 전까지 러시아의 '미국 대선개입' 해킹 사건을 대놓고 부정해온 데다 '오바마 정부'가 지난해 말 러시아 외교관 35명 무더기 추방 등의 보복조치를 취했을 때도 부정적 입장을 취하는 등 '러시아 감싸기'로 일관해 야당인 민주당은 물론 집권 여당인 공화당으로부터도 거센 비난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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