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루, 美에 소재 확인땐 구금·추방 요청…전직 대통령 예우 취소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국기헌 특파원 = 브라질 대형 건설사로부터 수주 대가로 거액의 뇌물을 받은 혐의로 페루 사법당국의 추적을 받는 알레한드로 톨레도 전 대통령이 미국에 체류 중인 것으로 추정됐다.
11일(현지시간) 페루 국영통신 안디나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페루 법무부는 톨레도 전 대통령이 자신에 대한 사전 구속영장이 발부된 후 프랑스 파리에서 미국 샌프란시스코로 도주한 것으로 보고 있다.
톨레도 전 대통령의 페이스북에 그가 작년 9월부터 올해 10월까지 미 캘리포니아 주 스탠퍼드 대학에 방문학자로 연수하는 것으로 기재돼 있는 만큼 미국으로 피신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2001년부터 2006년까지 페루 대통령을 역임한 톨레도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관련 회의 참석차 부인과 함께 파리로 출국한 뒤 부패 스캔들이 터져 사법당국의 포위망이 좁혀지자 잠적했다.
페루 총리실은 톨레도 전 대통령이 미국에 체류 중인 것으로 보고 미 당국에 그를 찾게 되면 구금하거나 추방해달라고 요청했다.
페루 사법당국은 톨레도 전 대통령의 이스라엘 피신 가능성도 주시하고 있다.
페루 의회는 전직 대통령에 대한 예우 차원에서 톨레도 전 대통령에게 지원되던종신 연금, 보험, 인력 지원 등의 혜택을 중지시켰다.
톨레도 전 대통령은 브라질 북부 아크리 주와 페루 남부 지역을 연결하는 남미대륙 횡단 고속도로 건설 사업의 입찰을 따내기 위해 브라질 건설사 오데브레시가 준 2천만 달러(약 230억 원)의 뇌물을 수수하고 돈세탁한 혐의를 받고 있다.
페루 법원은 지난 9일 검찰 측이 신청한 톨레도 전 대통령에 대한 사전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이후 페루 내무부는 톨레도 전 대통령의 행방이 묘연하자 제보를 유도하고자 3만 달러(3천450만 원)의 현상금을 내걸고, 아울러 인터폴에도 그의 체포를 위한 적색경보 발령을 요청했다.
penpia2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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