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美서 '北규탄'·방위성 요격태세…日, 北미사일 신속 대응

입력 2017-02-12 15:04  

아베 美서 '北규탄'·방위성 요격태세…日, 北미사일 신속 대응

"트럼프 '日 100% 지지' 끌어내"…총리관저·방위성 긴장 속 의도 분석

(도쿄=연합뉴스) 최이락 특파원 = 북한이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12일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등을 위해 미국을 방문 중이었다.

그러나 아베 총리는 국내에 있을 때와 다름없이 신속하게 내각에 총력 대응을 지시하는 등 일본 안보 최고 책임자로서의 역할을 수행했다.

정부 대변인인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은 오전 9시께 총리 관저에 나와 상황 보고를 받은 뒤 기자들 앞에 서서 아베 총리의 지시 내용을 브리핑했다.

그는 "미국을 방문 중인 아베 총리로부터 (북한의 미사일 발사 관련) 정보수집에 전력을 다하고 국민에게 신속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며 예측할 수 없는 사태에 만전을 기해 대비하라는 3개의 지시가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일본 정부는 오전 10시께는 스가 장관,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외무상, 이나다 도모미(稻田朋美) 방위상 등이 참석한 가운데 총리관저에서 NSC를 열고 북한의 미사일 발사 정보를 공유하고 대책을 논의했다.

외무성은 베이징(北京) 대사관 루트를 통해 북한에 대해 엄중히 항의하고 강하게 규탄하는 입장을 전했다.

총리관저에서 아베 총리에게 상황 보고를 하고, 이에 대한 아베 총리의 지시에 따라 우왕좌왕하지 않고 신속하고 조직적으로 대응한 것이다.

이날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함께 플로리다 팜비치 마라라고 리조트에서 골프 라운딩을 했던 아베 총리는 예고에 없던 기자회견을 하고 북한의 탄도 미사일 발사를 규탄했다.

아베 총리는 "북한의 미사일 발사는 결코 용납할 수 없다"고 했고, 회견을 함께한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100% 동맹국 일본을 지지한다"고 아베 총리에게 힘을 실어줬다.




휴일인 이날 오전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 정보가 입수되자 일본 총리관저와 방위성 등은 일순간 긴장에 빠졌다.

관리들 사이에서는 "도대체 의도가 뭐냐", "미일 정상간 신뢰를 흔들려는 것이냐"라는 말들이 이어졌다.

방위성의 한 간부는 교도통신에 "미일 정상회담을 겨냥한 것이 틀림없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정상회담에서 아베 총리를 이례적으로 환대했고, 회담 직전에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 주석과 통화를 하고 '하나의 중국' 원칙을 확인했다.

그렇지만 북한에 대한 기본 방침은 아직 밝힌 바가 없으므로 트럼프의 생각을 탐색하기 위한 차원이 아니냐는 것이다.

다른 간부도 "북한이 '트럼프 외교'에서 고립되는 것을 피하려고 한 것이냐"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 생일인 광명성절(2월 16일)을 앞두고 '국위 선양'을 목적으로 발사했을 가능성도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방위성은 지난해 8월 이후 자위대에 의해 언제든 미사일을 요격할 수 있도록 한 '파괴조치명령'을 내려 놓은 상태다. 한 간부는 "앞으로 북한의 미사일 발사가 활발해질 수도 있다. 제대로 대응해 나가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choinal@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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