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내 소 22만마리 백신 접종 완료, 마을 주민도 왕래 꺼려
(청주=연합뉴스) 박병기 심규석 기자 = 충북 지역에서 1주일새 소 사육농장 3곳에서 구제역이 확진됐다. 국내 첫 발생지인 보은군 마로면 관기리 젖소농장과 이곳을 중심으로 반경 1.5㎞ 안쪽에 있는 한우농장 2곳이다.
지난 5일 구제역 첫 발생 후 지난 9일과 11일 인근 농장 2곳에서 추가 발생한 것이다.
잠복기가 7∼14일인데 추가 발생 간격이 이보다 짧은 것은 첫 발생 농장에서 인근 농장으로 번진 게 아니라 이미 퍼진 바이러스가 순차적으로 고개를 들고 있다는 게 충북도의 분석이다.
이런 판단이 맞다면 앞으로 1주일이 구제역 차단 방역의 고비가 될 가능성이 크다.
첫 구제역이 발생한 지난 5일 반경 3㎞ 내 우제류(발굽이 두쪽인 동물) 가축에 대한 이동제한 조치가 취해졌다. 보은군 가축시장도 폐쇄됐다.
가축 이동이 전면 통제된 터라 구제역 바이러스가 주변으로 퍼지는 데는 한계가 있을 것으로 충북도는 기대하고 있다.
바이러스가 이미 퍼진 최초 발생 인근 농가에서 구제역이 발생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지만 충북도는 바이러스가 반경 3㎞ 밖으로 번지는 것을 막는데 '올인'할 방침이다.
소 사육 농가를 대상으로 한 백신 접종도 마무리됐다.
충북도는 보은 지역의 우제류 5만2천여마리에 대한 구제역 백신 접종을 지난 8일 끝낸 데 이어 12일 도내 한우·육우 20만8천마리와 젖소 2만3천마리에 대한 백신 접종도 마무리됐다.
도 관계자는 "이미 번진 바이러스로 인한 구제역 발병이 앞으로 1주일 이내에 더 나타날 수 있겠지만 그 이후에는 추가 접종한 백신의 영향으로 항체 형성률이 높아질 수 있는 만큼 앞으로 1주일이 고비"라고 말했다.
보은 지역 주민들도 왕래를 자제하면서 구제역 확산을 경계하고 있다.
구제역이 처음 발생한 마로면 관기리의 장태원 이장은 "소를 키우는 10여개 농장이 약속이라도 한 듯 문을 걸어 잠그고 이웃과 왕래를 끊은 상태"라고 말했다.
구제역이 추가로 확진된 보은군 마로면 송현리는 마을회관까지 폐쇄했다. 주민들이 왕래를 자제한다면 바이러스 확산이 그만큼 줄어들 수 있다는 생각에서다.
정영일 송현리 이장은 "구제역이 우리 마을로 넘어왔다는 소식에 주민들이 일손을 잡지 못하고 있다"며 "방역에 도움이 될까 하는 싶어 마을회관 문도 걸어 잠갔다"고 말했다.
충북도 역시 최초 발생 지역에서 3㎞ 내에서는 조금이라도 경미한 구제역 증상이 나타날 경우 강도높은 방역 조치를 취할 계획이다.
도 관계자는 "3㎞ 내 농가별로 전담 공무원을 지정해 이상 유무를 전화로 확인하고 있지만 아직 의심증상이 추가로 나타난 농가는 없다"며 "구제역이 3㎞ 방역대 밖으로 번지지 않게 소독 작업을 하는 등 차단 방역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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