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유현민 기자 = 이번 주(13∼17일) 국내 증시 흐름에 특별검사팀의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 재소환과 북한 탄도미사일 발사라는 돌발변수가 큰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이들 2가지 변수를 어떻게 바라보느냐에 따라 외국인 수급이 좌우될 수 있기 때문이다.
13일로 예정된 박영수 특별검사팀의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소환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정책 불확실성 확대와 함께 국내 증시 흐름의 하락 요인으로 꼽힌다.
최근 국내 중시에서 외국인 수급은 중립 이하의 기류가 뚜렷했다.
지난달 코스피 시장에서 누적기준 1조6천억원 순매수를 기록했던 외국인은 이달 들어 누적기준 4천억원 순매도로 방향을 틀었다.
이에 따라 지난주(6∼10일) 코스피는 내내 약보합세를 보이다가 주 후반 미국 증시 호조의 영향으로 소폭 반등하며 한 주간 1.92포인트(0.09%) 오른 2,075.08로 장을 마쳤다.
김용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외국인 매도 선회 현상은 현물시장에만 국한된 게 아니다"라며 "1월 만기(12일) 이후 외국인 선물은 누적기준 1만561계약 순매도를 기록하며 연초 이후 감돌았던 시장 상승에 대한 긍정적 기대를 희석했다"고 분석했다.
그는 "당분간 외국인 수급은 대외환경 변화에 연동하는 형태로 조성될 소지가 다분하다"며 "코스피가 2,050∼2,100 박스권 상단 안착을 시도하는 중립 수준의 주가 흐름이 전개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근 원화 강세와 그룹 지배구조를 둘러싼 불확실성으로 지난주 내내 약세를 보인 '대장주' 삼성전자[005930]는 주초부터 이재용 부회장의 특검 추가 소환이라는 악재가 기다리고 있다.
특검이 이재용 부회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재청구한다면 삼성전자 주가는 하락 흐름을 보일 개연성이 크고 이는 코스피에 하방 압력으로 작용할 공산이 크다.
미국의 세제개편과 인프라 투자 확대가 1분기 이후로 지연되면서 트럼프 정책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고 과도한 기대감이 축소되는 것도 또 다른 하락 요인이다.
김병연 NH투자증권[005940] 연구원은 12일 "트럼프 당선 이후 긍정적인 부분만 반영했던 미국 주식시장이 등락을 거듭하며 기대와 우려가 공존하고 있다"면서 "기대와 실제 간의 괴리 축소 과정은 필연적"이라고 지적했다.
다만, 그는 "트럼프의 기대감을 제외하더라도 글로벌 제조업 경기가 회복 중이라는 점은 긍정적"이라며 "지수 조정은 매수 기회로 판단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김윤서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트럼프 감세와 재정정책에 대한 실망과 이에 따른 차익실현 압력이 고조되는 과정에 주식시장 전반에 높은 변동성이 수반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면서 그는 "상품가격 반등에 의한 글로벌 리플레이션(Reflation·디플레이션은 벗어났지만, 인플레이션에는 이르지 않은 상태) 기대가 여전히 유효한 국면"이라며 "주식시장에서 트럼프 효과의 되돌림이 나타나더라도 주가지수의 하단은 일정 수준에서 지지를 받을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한편 12일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 자체가 이번 주 주식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이지만 다만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의 강경 대응과 한반도 긴장 고조 가능성 등 정세변화를 주의 깊게 지켜봐야 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형렬 교보증권 연구원은 "미·일 정상회담이 열리는 중임을 고려할 때 이번 도발은 다분히 보여주기 위한 '도발'일 가능성이 크다"면서 "이번 사안이 우리의 신인도나 금융시장에 주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그는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가 단기적인 영향은 제한적일지라도 사후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면서 "미국 등 국제사회의 대응과 남북 간 긴장관계 악화 등은 또 다른 변수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심리적으로 일정 정도 영향은 미치겠지만, 장기적으로 기초여건에 영향을 줄 변수는 아니다"라며 북한의 이번 도발이 증시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으로 내다봤다.
하나금융투자와 케이프투자증권은 이번 주 코스피 등락범위로 2,050∼2,100선을 예상한 가운데 NH투자증권은 2,030∼2,070, KTB투자증권은 2,030∼2,080선을 각각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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