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하만 인수' 이번주가 고비…17일 하만 주총

입력 2017-02-13 05:15   수정 2017-02-13 05:34

삼성 '하만 인수' 이번주가 고비…17일 하만 주총

(서울=연합뉴스) 김연숙 기자 = 지난해 11월 삼성전자[005930]와 합병 계획을 발표한 미국의 전장 기업 하만(Harman)이 이번 주 주주총회를 열어 삼성과 합병안을 의결한다.

일부 주주들이 합병 반대 의사를 밝힌 가운데 두 기업 간 인수합병(M&A)을 진행하는 데 고비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합병안이 가결되면 주요국 정부기관의 승인을 거쳐 늦어도 3분기까지는 인수작업이 마무리될 예정이다.

◇ 주총서 50% 이상 동의땐 가결

13일 업계에 따르면 하만은 오는 17일 오전 9시(현지시간) 미국 코네티컷주 스탬포드시에서 임시주주총회를 연다. 안건은 삼성전자와의 합병 건을 비롯한 총 4건이다.

안건은 주주 50% 이상의 동의를 얻으면 가결된다. 주주 과반의 동의가 성립되면 현지법에 따라 반대한 주주들도 해당 지분을 매도해야 한다.

삼성전자가 하만 이사회와 합의한 인수가격(주당 112달러)은 직전 거래일 종가보다 28%, 30일간의 평균 종가보다 37% 프리미엄을 얹은 가격이다.

일부 주주들은 하만의 성장 가능성을 고려할 때 가격이 지나치게 낮다며 반대하고 있다.

지분 2.3%를 보유한 애틀랜틱 투자운용은 작년 12월 "2015년 하만의 주가는 145달러를 넘겼고 향후 200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며 주총에서 반대표를 던지겠다고 예고했다.

지난달 초에는 소액주주들이 '추가제안금지' 조항과 과도한 위약수수료 등을 문제 삼아 하만 경영진을 상대로 집단소송을 냈다.

삼성전자는 "기본적으로 하만 이사진에서 대응해야 할 문제"라며 거리를 두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실적발표 후 진행한 콘퍼런스콜에서 "(하만 인수와 관련해) 저희 입장은 변화가 없다"며 "미국 쪽에서 주주 행동 등의 결론을 봐야 할 것 같다"고 밝힌 바 있다.

다만 시장에서는 주주들의 반대 움직임이 인수협상을 뒤엎을 정도로 타격을 주지는 않으리라고 보고 있다.

KB증권 김동원 연구원은 "합병 관련 소송은 미국 상장사의 M&A 과정에서 자주 나타나는 현상"이라며 "삼성-하만은 우호지분을 이미 충분히 확보하고 있어 M&A에는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만의 주주 명부를 보면 내로라하는 전 세계 투자기관들이 망라돼있다. 뱅가드그룹(8.97%), 프라이스 어소시에이트(7.40%), 웰링턴매니지먼트(5.39%) 등 상위 20대 주주들의 지분을 합하면 과반 의결권 50%를 넘어선다.



◇ 마지막 문턱은 당국 승인

합병안이 주총에서 통과된다면 미국, 유럽연합(EU), 중국 등 주요 국가 반독점규제 당국의 승인을 얻어야 한다.

EU와 중국은 하만 제품이 주로 판매되는 고객사 시장이기 때문에 반독점규제를 따질 수 있다. 반독점규제는 기업 간 M&A로 특정 사업부문·제품에서 독점이 심화하거나 그럴 우려가 있을 때 내려지는 조치다.

미국 통신업계 메이저 AT&T가 T모바일을 인수하려는 구상이 반독점규제로 조기 차단됐고, 일렉트로룩스가 제너럴일렉트릭(GE) 가전사업부를 인수하려다 반독점 당국의 제동에 걸려 무산된 적이 있다.

삼성전자와 하만의 결합은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글로벌 시장에서 절반 이상의 점유율을 가진 D램 반도체 부문에서 경쟁사를 인수한다면 당연히 독점 논란이 불거지겠지만, '신생 분야'인 자동차 전장에서는 자유롭다는 것이다.

그러나 '미국우선주의'를 내세우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공개적으로 대형 M&A에 반대입장을 견지해왔던 만큼 이번 사안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특히 이번 거래가 총액 80억달러에 달하는 메가 빅딜인 만큼 당국이 신중한 행보를 보일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정부 승인을 거치고 나면 삼성전자는 3분기까지는 인수작업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하만은 인수 이후에도 삼성전자의 자회사로서 현 경영진에 의해 운영된다. 삼성전자는 전장사업팀을 중심으로 하만 경영진과 긴밀히 협력할 계획이다.

nomad@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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