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정당 '끝장토론'…자성론 봇물·연대론은 미봉(종합)

입력 2017-02-12 20:28  

바른정당 '끝장토론'…자성론 봇물·연대론은 미봉(종합)

김무성 '재등판론' 거듭 제기…"창당 20일인데 黨위상 참혹해"

(서울=연합뉴스) 배영경 이슬기 기자 = 바른정당이 12일 지지율 하락부터 인물 기근까지 창당 20일 만에 찾아온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끝장토론'에 돌입했다.

당 지도부는 물론 바른정당 소속으로 대선 출마표를 던진 남경필 경기지사와 유승민 의원, 원외 당협위원장까지 총 65명이 여의도 당사에 모여 오후 4시부터 밤 10시까지 장장 6시간에 걸쳐 머리를 맞댄 것이다.




핵심 쟁점은 '연대론'과 당의 '정책 정체성' 문제였다.

현재 연대론의 경우 보수후보 단일화를 주장하는 유 의원을 중심으로 범보수 연합론이, 남 지사를 중심으로 야권까지 끌어안는 대연정이 당내에서 맞붙은 상태다.

이날도 바른정당은 10여명씩 6팀으로 나눠 분야별 비공개 토론에 돌입했지만, 연대론 부분에 대해 명확한 결론을 내리지는 못했다.

오신환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소위 범보수연합론이나 대연정과 같은 문제로 당이 스스로의 길을 못 가고 있는 게 아니냐는 질타가 많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향후 바른정당은 스스로의 정체성을 확립하며 독자적인 길을 가겠다, 그리고 국정농단 세력과의 연대는 있을 수 없다는 의견이 굉장히 많았다"고 했다.

이는 듣기에 따라 새누리당과의 연대 가능성을 열어둔 유 의원의 보수후보 단일화에 제동이 걸린 듯한 뉘앙스로 읽힐 수도 있는 대목이다.

김무성 의원의 측근인 김성태 사무총장은 사전 배포자료에서 "보수의 지주로서 대연정론을 적극 수용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면서, 특히 "후보 단일화가 필요하다면 그 대상은 새누리당이 아니라 손학규·안철수 등이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바른정당은 13일 최고위원회의에서 경선관리위원회를 구성하고 오는 20일까지 경선룰 제정도 마련하는 등 경선체제로의 전환에 속도를 내기로 했다.

유승민·남경필을 '좌우 쌍포' 삼아 본격적인 대선국면에 돌입하겠다는 계획이지만, 이날 워크숍에서 '김무성 재등판론'이 재차 언급되는 등 유력 대선주자 기근에 시달리는 당의 현실이 여실히 노출되기도 했다.

황영철 의원이 "지금의 위기 극복을 위해 김무성 재등판론이 솔솔 나오고 있다"며 특강에 나선 박상병 인하대 초빙교수에게 입장을 묻자, 박 교수는 "김 의원의 불출마 선언은 이 정당을 위해 헌신한 것인데 던진 게 잘못됐다면 재등판하는 게 옳다"고 발언, 그 자리에 앉아있던 유 의원의 표정이 살짝 굳기도 했다.






정책 정체성에 대해서는 현안 대응속도를 끌어올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컸다.

오 대변인은 개혁입법 사례를 언급하면서 "앞으로는 당헌·당규에 충족되는 당론에 대해서는 일부 소수 의원의 다른 의견이 있더라도 정확하고 빠르게 입장을 표명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의견이 많았다"고 전했다.

또 정치개혁 어젠다를 주도해야 한다는 의견도 많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정체성 확립 전략과 관련, 김 사무총장은 "새누리당을 과거 '자민련'과 궤를 같이하는 수구패권정당으로 낙인하는 전략이 필요하다"는 아이디어를 내놓기도 했다.

그 밖에도 이날 워크숍에서는 창당 20일만에 지지율 하락을 겪으며 위기에 봉착한 데 대한 자성론이 쏟아졌다.

정병국 대표는 모두발언에서 "바른정당이 창당한 지 20일이 지났는데 당의 위상은 참혹하기 그지없다"면서 "일요일임에도 한자리에 모인 것은 이 같은 위기를 극복하지 않으면 보수의 괴멸을 막을 수 없다는 절박감 때문"이라 말했다.

박 교수는 "여론조사 지지율이 높다 낮다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바른정당이 지금의 탄핵정국이 끝나고 국민에게 내세울 카드가 있느냐가 문제"라면서 "국민은 바른정당이 대선이 끝나면 해체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들이 있다"고 꼬집었다.

ykba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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