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2천100명 더 줄어…일부 학교 "교원도 줄여야 할 판"
(울산=연합뉴스) 김근주 기자 = "일 년 새 신입생 수가 180명 넘게 줄었습니다. 1학년 2개 반이 사라졌습니다."
울산 남구의 A고등학교에는 오는 3월 총 243명이 1학년으로 입학한다.
지난해 신입생(현 2학년)은 430명으로 일 년 새 187명(43.4%)이 줄어든 것이다.
이 때문에 지난해 12개이던 1학년 학급은 올해 10개로 감소했다.
인근 학교도 사정이 비슷하다.
사립 B고교의 올해 신입생은 231명으로 지난해 399명보다 168명(42.1%)이 줄었다.
공립 C고교는 208명으로 지난해 354명보다 146명(41.2%) 감소했다.
학교 관계자들은 "저출산으로 인한 학령인구 급감이 현실화하고 있다"며 "특히, 인근에 신설 학교가 생겨서 이전 같으면 우리 학교로 올 신입생이 신설 학교로 가는 바람에 신입생 수가 뚝 떨어졌다"고 말했다.
13일 울산시교육청에 따르면 올해 중학교 졸업생은 1만3천61명으로 지난해 1만4천932명보다 1천871명(12.5%) 감소했다.
이에 따라 올해 고교 1학년 학급당 학생 수는 평균 28명으로 지난해 32.4명보다 4.4명이 줄었다.
A·B·C고교처럼 인근에 신설 고교가 생긴 곳은 감소 폭이 훨씬 크다.
이들 학교는 지난해까지 남구뿐만 아니라, 울주군 천상지역 중학교 졸업생까지 지원했으나 올해 3월 천상지역에 천상고(신입생 271명)가 개교하면서 신입생이 매우 줄었다.
A고교의 학급당 학생 수는 올해 24.3명(지난해 35.8명), B고교는 23.1명(지난해 33.2명), C고교는 26명(지난해 35.4명)이다.
신입생이 많이 줄어든 고교는 비율로 정하는 내신 상위등급 학생 감소, 운영비 지원 감소 등을 우려한다.
학생 수가 등록금 수입, 교원 인원수 등에 직접 영향을 주는 사립학교 교직원들의 한숨 소리는 더 크다.
사립학교인 A고교 관계자는 "학생 수가 적으면 그만큼 명문 대학에 들어가는 학생도 줄어들게 돼 우리 학교에 입학을 희망하는 중3 학생이 감소하는 악순환이 생길까 봐 걱정이다"며 "학생이 계속 줄면 교원 수도 줄어야 해 교사도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고교 신입생 감소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울산의 내년 중학교 졸업생은 1만921명으로 올해보다 2천140명(16.3%)이 더 줄어든다.
울산교육청 관계자는 "황금돼지띠, 백호띠 등 출산 붐 영향으로 현재 초등학교 학생 수는 증가 추세"라며 "이들이 고교 입학할4, 5년 후가 되면 사정이 다소 나아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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