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제역 백신 영국서 긴급수입 불투명…백신공백 장기화 우려

입력 2017-02-12 20:51  

구제역 백신 영국서 긴급수입 불투명…백신공백 장기화 우려

주거래처인 영국 메리얼社로부터 회신도 못받은 상태

"다 퍼진 뒤에 들여오면 무슨 소용"…농식품부 "최대한 앞당기겠다"

(서울=연합뉴스) 정열 기자 = 사상 처음으로 서로 다른 2개 유형의 구제역 바이러스가 동시에 발생하면서 정부가 긴급 추진한 백신 추가 수입이 애초 예상보다 늦어지면서 자칫 백신 공백 상태가 장기화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정부는 주거래처인 영국의 메리얼社로부터 백신을 긴급히 수입할 예정이었으나 12일 현재 재고가 있는지 여부에 대한 회신조차 받지 못한 상태다.




정부와 새누리당은 12일 경기도 수원 동물위생시험소에서 구제역 확산방지 대책회의를 열고 현재 99만 마리분에 불과한 'O+A형' 백신 160만 마리분을 이달 말까지 수입하기로 했다.

또 852만 마리 분의 재고가 있는 'O형' 백신은 320만 마리분을 추가로 수입하기로 했다.

그러나 구제역이 이미 본격적으로 확산할 기미가 보이는 상황에서 앞으로 보름 이상 남은 이달 말까지를 백신 추가 수입 시한으로 언급한 데 대해 실효성 논란이 일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 9일 경기도 연천에서 발생한 'A형' 구제역과 관련한 브리핑에서 전국 소 283만 마리에 대한 일제 접종을 실시하기 위해 국내에 물량이 부족한 'O+A형' 백신을 긴급 수입하겠다고 발표했다.

미처 대비를 못했던 A형 구제역이 발생하자 A형 구제역에 효능이 있는 O+A형 백신을 일제 접종하려 했으나 보유 물량이 190만 마리 분밖에 안 돼 추가 수입을 추진하기로 한 것이다.


다만 A형으로 확진된 연천 지역 내 소 80만 마리에 대해서만 시급성을 고려해 보유 중인 O+A형 백신을 접종하기로 했다.

이때 농식품부는 이르면 일주일 내에 백신을 수입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그러나 정부가 그동안 백신을 수입해온 영국 메리알사(社)는 우리 정부의 추가 수입 요청을 받은 지 4일이 지난 12일까지도 이렇다 할 회신이 없는 상태다.

이미 일주일 내 수입은 사실상 어려워진 상황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12일 "우리 정부가 긴급히 수입을 추진하고 메리알사가 필요한 재고를 확보하고 있을 경우 이르면 일주일 내에 선적이 가능할 수도 있다는 의미였지 일주일 내에 수입한다는 의미는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이 관계자는 메리알사가 한국뿐 아니라 다른 나라에도 백신을 공급하기 때문에 한국에 물량을 추가로 배정하려면 다른 나라로 수출하려던 물량을 조정해야 하는 등의 절차가 필요해 시간이 걸리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12일 당정 협의에서 거론된 대로 국내에 물량이 부족한 'O+A형' 백신이 추가로 수입되기까지 걸리는 시간이 이달 말이라면 지금부터 보름 이상 'A형 바이러스 무방비 상태'가 지속될 수밖에 없을 전망이다.

그동안 국내에서 A형 구제역은 주로 경기 북부 지역 소 농가에서만 소규모로 발생했지만 중국 등 인근국에서는 소뿐 아니라 돼지에서도 A형 구제역이 꾸준히 발생하고 있어 안심할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경기 연천지역 한 축산농가 주인은 "이달 말이나 돼야 백신이 도착한다면 이미 구제역이 다 퍼진 다음일 텐데, 무슨 소용이 있을는지 모르겠다"며 "영국에서 수입한 백신이 구제역 예방 효과가 있는지도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정부는 수입 일정을 최대한 앞당기기 위해 노력하는 한편 메리알사에서 이른 시일 내에 추가 물량을 들여오는 것이 여의치 않을 경우를 대비해 중국과 아르헨티나 등 다른 백신 생산국과도 접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passio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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