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지연 기자 = 재즈 가수로는 드물게 그래미상을 7차례 석권한 미국의 재즈 가수 앨 재로가 12일(현지시간) 오전 로스앤젤레스(LA)의 한 병원에서 세상을 떠났다. 향년 76세.
매니저와 공식 트위터에 따르면 최근 수년간 심혈관·호흡기 질환을 앓았던 재로는 지난주 탈진으로 올해 예정된 공연을 모두 취소하고 입원해 치료받던 중 가족과 친구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숨을 거뒀다고 AP, AFP 통신 등이 보도했다.
재로는 숨진 이날 아침 간호사에게 자신의 히트곡 중 하나인 1980년대 TV드라마 '문라이팅'(Moonlighting)의 동명 주제곡을 불러줄 만큼 호전됐지만, 끝내 숨진 것으로 전해졌다.
50년 이상 가수로 활동한 재로는 재즈·팝·리듬앤드블루스(R&B) 등 3개의 다른 부문에서 그래미상을 휩쓴 몇 안 되는 가수 중 하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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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임지가 그를 '역대 가장 위대한 재즈 가수'라고 칭한 적도 있다.
그는 스캣(가사 없이 아무런 뜻 없는 음절로 음을 만들어내는 것)과 보컬 퍼커션(드럼을 치듯 입으로 소리를 내는 것)에 통달한 재즈 거장이면서도 부드럽고 경쾌한 곡들로 대중적 성공도 거뒀다.
1981년 음반 '브레이킨 어웨이'(Breakin' Away)의 '우리는 함께 이 사랑에 빠졌어요'(We're in This Love Together), '문라이팅', 1985년 다른 스타들과 함께한 '위 아 더 월드'(We Are the World) 등이 대표적인 히트곡이다.
1940년 위스콘신 주 밀워키에서 목사인 아버지와 교회에서 피아노를 연주한 어머니에게서 태어난 재로는 어렸을 때부터 늘 노래를 했지만, 상담사로 일하는 한편으로 재즈를 연주했으며 첫 정식 음반은 35세 때야 냈다.
재로의 공식 웹사이트에는 "그의 인생에서 음악은 2순위였다"며 "3순위는 없었으며, 다른 것에 한참 앞선 1순위는 도움이 필요한 누구라도 치유하고 위로하는 것이었다"고 쓰여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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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마지막 음반은 먼저 세상을 떠난 동료를 추모하는 2014년 '나의 오랜 친구 조지 듀크를 기리며'(My Old Friend : Celebrating George Duke)였다.
존 버크 콩코드레코드 회장은 성명을 통해 "가장 뛰어나고 특별한 가수 중 하나인 앨과 함께 일할 수 있어 행운이었다"며 "우리가 모두 기억하고 깊이 그리워할 아름다운 사람이었다"고 기렸다.
재로가 세상을 떠난 이날은 바로 제59회 그래미상 시상식이 열린 날이었다. 이에 티어니 서튼이 "그는 역사상 가장 창의적인 보컬리스트 중 하나였다"고 기리는 등 레드카펫 위에서 추모사가 이어졌다.
재로의 유족으로는 1977년 모델 출신 부인 수전과 아들 라이언이 있다.
cheror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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