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산 앞두고 사직 권고" 직장맘 고충상담 5천건…3배↑

입력 2017-02-13 11:15  

"출산 앞두고 사직 권고" 직장맘 고충상담 5천건…3배↑

서울시 직장맘 지원센터 상담 사례집 출간…5천517건 사례 분석

(서울=연합뉴스) 김동규 기자 = 출산을 2개월 앞두고 평소와 다름없이 일하던 직장인 김영미(가명)씨는 회사로부터 난데없이 '업무를 제대로 못 한다'는 등 인신공격성 발언을 들었다.

얼마 뒤 인사고과 평가에서는 최저점을 받았고 상여금도 절반이나 깎였다. 회사는 출산을 앞둔 김씨에게 사직을 권고했다. 받아들이지 않으면 강제로 퇴사시킬 수 있다는 위협도 했다.

이런 부당한 회사의 행태에 속앓이를 하던 김씨는 서울시가 운영하는 직장맘 고충상담 전용콜을 소개받고 전화 상담을 시작했다.

센터 상근노무사는 김씨 부부를 3차례 직접 찾아와 상담하고 전화로도 18회 통화하며 도움을 줬다.

노무사가 회사로 공문을 보내 회사 인사부장과 실무자를 만나 3차례 협상을 진행한 결과, 처음에는 언성을 높이며 불쾌해 하던 회사 측이 자세를 바꿨다.

회사는 50년 역사상 처음으로 김씨에게 출산 전후 휴가 90일, 육아휴직 1년을 주기로 했다. 김씨는 육아휴직 중이다.


서울시는 김씨와 비슷한 상황에 처한 직장인 상담 사례를 정리한 '서울시 직장맘 종합상담 사례집 3'을 펴냈다.

2015년 10월부터 작년 9월까지 서울시 직장맘 지원센터에서 상담한 5천517건 사례를 직장, 가족관계, 개인 등 영역으로 나눠 사례별·통계로 소개했다. 작년 상담 실적은 전년(1천758건)보다 3배 증가한 것이다.

사례집에는 특별한 이유 없이 출산휴가를 한 달 앞두고 팀장에서 팀원으로 강등됐다며 부당함을 호소하는 사례, 계속 일을 하고 싶은데 출산휴가 종료를 앞두고 인사팀 직원들이 찾아와 사직을 권유한 뒤 연락을 끊은 사례 등 억울한 목소리가 담겼다.

육아휴직을 잘 다녀왔는데 10년 넘게 근무한 부서에서 다른 부서로 발령이 났고, 4개월 뒤 또 다른 부서로 전보를 내겠다고 해 어떻게 하면 좋을지 걱정이라는 직장맘 사연도 있다.

비정규직도 출산 전후 휴가나 육아휴직을 사용할 수 있는지 궁금하다는 전화 상담 사례도 있다.


출산 전후 휴가 관련 상담 1천308건 가운데 53.4%는 제도나 법 해석에 대한 질문이었고, 31.5%는 해고·해고위협 등 불리한 처우를 상담했다.

육아휴직 관련 상담(1천574건) 중에는 육아휴직 미부여, 근로조건 저하, 복귀 거부 등 불리한 처우에 관한 내용이 47.8%, 제도·법 해석·사용방법 문의가 46.7%였다.

노동권 관련 상담(1천334건)에서는 40.1%가 법 제도 자체에 관한 문의였고, 임금체불 21.6%, 부당해고 11.9%, 실업급여 10.5% 등 순이었다.

가족관계 상담 가운데 보육 상담이 89%로 대다수를 차지했고, 개인적 고충상담은 일자리·경력개발 관련이 44%로 가장 많았다.

정보 공개에 동의한 상담자 2천712명을 분석한 결과 직장 경력 5∼10년이 33.8%로 가장 많았고, 1∼3년 26.1%, 3∼5년 17.3%, 10년 이상 12.1%, 1년 미만 10.7% 순이었다

연령별로는 30∼35세가 53.6%로 절반 이상을 차지했고, 36∼39세 17.4%, 40∼49세 14.1%, 20∼29세 13.2%, 50세 이상 1.7% 등이었다.

정규직과 비정규직 비율은 각각 86.5%, 13.5%로 정규직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센터는 비정규직 여성 노동자가 육아휴직 등을 상담할 생각조차 못 할 정도로 직장 분위기가 열악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사업장 규모별로는 50인 미만이 54.6%로 가장 많았고 10∼49인 31.5%, 100∼499인 21.4% 등 순이었다.

이 사례집은 센터 홈페이지나 이메일(workimgmom@hanmail.net)로 신청하면 착불로 받아볼 수 있다. 센터 홈페이지에서 파일을 내려받을 수 있다.

상담을 원하는 직장인 여성은 120 다산콜센터로 전화한 뒤 내선 5번을 누르면 된다. 오전 9시부터 운영하며 평일은 저녁 10시까지, 토요일은 오후 6시까지 상담한다.


dkkim@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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