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력설, 정월대보름 전후 잇단 도발" 여론 싸늘
(선양=연합뉴스) 홍창진 특파원 = 지난 12일 북한의 갑작스러운 탄도미사일 시험발사가 미국의 강경대응을 불러올 것이라는 중국 내 외교·안보 전문가들의 전망이 잇따르고 있다.
13일 중국 언론에 따르면 왕쥔성(王俊生) 중국사회과학원 아태글로벌전략연구소 연구원은 중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조선(북한)의 이번 미사일 발사로 인해 트럼프 미 행정부는 강력한 대응 조치를 취할 구실을 찾게 됐다"며 "미군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의 한반도 배치 명분을 강화시켜 동아시아 각국은 물론 중국의 국가안보를 위태롭게 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왕 연구원은 "미국이 당장 교전에 나서지는 않겠지만 한미동맹의 보다 강력한 군사적 대응을 촉발시킨다는 점에서 북한의 도발은 어리석은 일"이라고 평가하고 "내달 실시되는 한미 연합훈련에 조선 수뇌부 '참수작전'이 포함되는 등 미사일 시험발사와 한미 대응은 한반도 상황에 악순환을 몰고올 뿐"이라고 말했다.
뤼차오(呂超) 랴오닝(遼寧)성 사회과학원 한반도연구센터 연구원은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북한과 외교적 대화에 나서는 대신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을 한국에 보내 동맹을 강화하고 일본에서 조선을 비판하게 했다"며 "트럼프의 조치는 버락 오마바 전 대통령에 비해 실용적이고 유연한 조치를 기대하던 북한을 좌절시켰고 (미국의) 주의를 끌기 위한 무언가를 하도록 했다"고 말했다.
추이즈잉(崔志鷹) 퉁지(同濟)대 아태연구중심주임 역시 "트럼프 행정부로부터 퇴짜를 맞은 북한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트럼프 대통령의 전화통화, 미일 정상회담 직후 미사일을 발사했다"면서 "이는 미국의 주목을 받으려는 움직임"이라고 평가했다.
장룽판(姜龍範) 톈진외국어대 동북아연구센터 소장은 "북한 입장에서 미국 반응이 관심사이겠으나 안보적 측면에서 워싱턴에 큰 충격을 주기는 힘들다"면서 "중국이 전통적 대북 우호관계를 이어갈지 혹은 함께 대북압박에 나설지도 미국이 주시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중국 누리꾼들은 북한의 군사도발 시기를 두고 "명절 분위기에 찬 물을 끼얹었다"며 싸늘한 시선을 던졌다.
아이디 'uniearth'는 북한 미사일 기사 댓글에서 "조선이 작년 춘제(春節·음력설) 직전에 미사일을 쏘고 올해엔 위안샤오제(元宵節·정월대보름) 직후에 미사일을 쏴 명절 분위기를 망쳤다"고 비난했다.
다른 누리꾼들도 시 주석과 트럼프가 통화를 하고 훈훈한 분위기를 연출하는 마당에 이런 군사도발은 중국의 스탠스를 흐트리는 결과를 가져온다며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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