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자본 오스람 인수 '청신호'…美·獨 정부 매각안 승인

입력 2017-02-13 11:28  

中자본 오스람 인수 '청신호'…美·獨 정부 매각안 승인

(상하이=연합뉴스) 정주호 특파원 = 독일의 100년 된 유명 조명업체 오스람(Osram)을 중국 자본에 매각하는 방안이 결국 미국과 독일 당국의 승인을 받았다.

13일 중국 신랑(新浪)재경망에 따르면 오스람 대변인은 최근 미국 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CFIUS)가 오스람의 조명사업을 중국계 컨소시엄에 매각하는 방안을 승인했고 독일 경제부도 지난달 30일 승인절차를 마친 상태라고 밝혔다.

당초 중국 자본의 오스람 인수안을 심층적으로 심사하겠다고 했던 독일 정부의 입장이 바뀐 셈이다.

이로써 현재 오스람 인수안은 중국 감독당국의 최종 비준을 기다리고 있는 상태로 연내 성사될 가능성이 커졌다.

독일 뮌헨에 본사를 둔 오스람은 창립 110년을 맞는 독일의 대표 기업이자 세계 3대 조명업체 중 한 곳으로 가정용 전등 외에도 적외선, 레이저, X선 분야의 조명설비도 생산하고 있다.

오스람 매각은 이중 가정용 조명등 사업부문을 자회사 '레드번스'(Ledvance)로 분할해 매각하는 방식이다. 지난해 중순 오스람이 레드번스 분할작업을 마무리하자 중국 기업들이 대거 인수 의사를 밝혀왔다.

결국 지난해 7월 오스람 이사회는 레드번스를 중국 조명기업 무린썬(木林森) 과 전략적 투자업체 IDG캐피탈, 재무투자회사 이우(義烏) 국유자산운영 등으로 구성된 중국 컨소시엄에 4억 유로에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레드번스는 현재 20억 유로의 연간 매출과 함께 1만2천500명의 직원을 보유하고 있다.

레드번스 인수는 이에 따라 중국 감독당국의 비준만 남겨두고 있다. 중국 정부가 최근 해외기업 인수를 통한 자본유출에 대한 통제를 강화하고 있지만 오스람 인수에는 크게 반대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은 작년부터 엔지니어링과 제조업 기술에 강한 독일 기업 사냥에 나서고 있는 중이다. 하지만 독일과 유럽, 미국에서는 중국이 이 기술을 군사적 용도로 전용하거나 이를 바탕으로 더 강력한 경쟁자가 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지난해 중국 메이디(美的)가 독일 로봇산업의 자존심으로 불리던 쿠카(Kuka)를 인수했으며 푸젠(福建) 훙신(宏芯)투자기금도 독일 반도체업체 아익스트론 인수를 추진했다.

쿠카 인수는 승인됐지만 아익스트론에 대해서는 미국 정부가 미국 국가안전에 위해가 될 수 있다고 반대 입장을 보임에 따라 독일 정부가 매각 승인을 철회했고 훙신도 결국 포기 결정을 내렸다.


jooh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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