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연합뉴스) 김진방 특파원 = 중국에서 앞으로 30년 이내에 미혼남성 수가 3천만 명에 육박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면서, '남겨진 남성'을 뜻하는 '성난'(剩男) 문제가 심각한 사회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중국 산시(陝西) 성 웨이난(渭南)의 한 농촌에 사는 장모씨는 올해 25살이 된 아들의 혼사 문제 때문에 걱정이 많다.
그는 13일자 중국 펑파이(澎湃)와 인터뷰에서 "우리 작은 마을에 만 노총각이 30명이 넘는다. 아들이 혹시나 장가를 못가면 어쩌나 걱정이 이만저만 아니다"고 걱정을 쏟아냈다.
장씨는 "이대로 두 손 놓고 있다가는 해결이 나지 않을 것 같다"며 "건넛마을 이 씨네 집에 10만 위안(1천700만원)의 혼례금과 혼례주 등 예물을 챙겨 가 약혼을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중국에서 미혼남성 문제는 장씨 만의 문제가 아니라 도시와 농촌 가릴 것 없이 전 사회적인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중국사회과학원 인구노동경제연구소는 2020년 중국의 35세 이상 59세 이하 미혼 남성 수는 1천500만 명, 2050년에는 3천만 명을 넘어설 것으로 예측했다.
중국의 미혼남성 수가 사회 문제가 될 정도로 늘어나는 이유는 출생 인구의 성비 때문이다.
중국 농촌에는 여전히 '남존여비' 사상이 남아 있으며, 일부 도시 지역도 남아를 선호하는 경향이 아직 남아 있다.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2015년 중국의 출생 인구 성비는 113.51(여아 100명당)로 정상범위(103∼107)를 훨씬 웃돌았으며, 성비 불균형 현상이 본격적으로 나타난 1980년 이후 최고 130까지 올라적도 있다.
인민대 인구발전연구센터 자이전우 주임은 "중국 출생인구 성비 불균형 현상은 이미 30년간 이어져 왔다"며 "이런 상태로 계속 성비 불균형이 쌓여 간다면 30년 내 결혼 적령기 미혼 남성 수는 3천만 명을 넘어 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출생인구 성비 불균형의 원인으로 남존여비 사상의 영향과 태아 성별 감별 기술 등 의학기술 발달을 꼽았다.
자이전우 주임은 "심각한 성비 불균형은 1980년대 이후 등장한 초음파 검사 등 태아 성별 판별 기술의 발달 때문"이라며 "특히 남존여비 사상이 심한 농촌 지역에서 심각하게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중국의 심각한 미혼남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성별 판별 기술 금지법안 입법을 통한 성비 불균형 해소와 혼인시장에서 도태된 남성을 위한 사회, 경제적 불균형 해결 정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왕광주 중국사회과학원 인구노동경제연구소 연구원은 "성비 불균형을 막기 위해서는 태아 성별 감별 방지법 등 강력한 법안이 필요하다"며 "또 성별 데이터 공유 플래폼을 만들어 경고 시스템을 구축하고, 위생계획생육위와 공안국, 통계국, 교육부 등 여러 부문이 협력하는 조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자이전우 인민대 인구발전연구센터 주임은 "출생인구 성비 불균형과 함께 사회, 경제적 불평등도 미혼남성을 늘리는 원인이 되고 있다"며 "이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남녀평등 사상이 정착되도록 사회 교육을 확대하고, 농촌지역과 도시 빈민층에 대한 교육수준 향상, 도·농경제 불균형 해소 정책 등 사회, 문화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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