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카르타=연합뉴스) 황철환 특파원 = 말레이시아 국민차인 프로톤 제작사가 중국 자동차 기업인 지리(Geely·吉利)에 인수될 전망이다.
13일 말레이시아와 중국 현지 언론에 따르면 프로톤의 모회사인 DRB-하이콤 그룹은 오는 15일 프로톤 지분 51%에 대한 본입찰을 마감한다.
본입찰에는 지리와 프랑스 자동차회사 PSA푸조-시트로앵그룹, 르노SA 등 3개사가 참여할 것으로 알려졌으나, 말레이시아 언론은 DRB-하이콤 그룹과 프로톤 측이 지리에 지분을 매각하는 쪽으로 사실상 가닥을 잡았다고 보도했다.
이런 소식이 전해지면서 지난달 말까지 홍콩 증시에서 주당 9 홍콩달러(1천335원)에 거래됐던 지리는 13일 오전 현재 주당 10.7 홍콩달러로 불과 10여일만에 주가가 18.9%나 급등했다.
DRB-하이콤 역시 같은 기간 10% 이상 주가가 올랐다.
조하리 압둘 가니 제2 재무장관은 이와 관련해 "해외 전략 파트너에 대한 프로톤 지분 매각과 관련해 정부는 아무런 이견이 없다"면서 "핵심은 고용 창출을 위한 투자 유치"라고 말했다.
DRB-하이콤 그룹은 본입찰 결과를 검토해 이르면 오는 4월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할 것으로 전망된다.
1980년 중반 세워진 프로톤은 동남아의 유일한 자동차 자체 개발 업체다.
프로톤은 1993년 한때 자국 자동차 시장의 74%를 차지했지만, 시장 개방과 세계 경기침체 등의 영향으로 시장 점유율이 10%대로 내려앉으면서 2015 회계연도에만 9억9천190만 링깃(2천571억 원)의 순손실을 기록하는 등 경영이 악화했다.
지리 등은 프로톤을 인수할 경우 인구 6억2천만명의 거대 경제권인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 내 생산기지를 확보해 여타 아세안 회원국에 무관세로 차량을 수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시장조사업체 샌퍼드 번스타인의 로빈 주 애널리스트는 "동남아 시장은 오랫동안 도요타와 닛산, 혼다 등 일본 업체의 텃밭이 돼 왔다"면서 "지리가 프로톤을 인수해도 입지 구축에는 상당한 비용이 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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