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시론] 고체연료 쓰는 北미사일 무엇으로 막을 건가

입력 2017-02-13 18:35  

[연합시론] 고체연료 쓰는 北미사일 무엇으로 막을 건가

(서울=연합뉴스) 북한이 13일 '새로운 전략 무기체계'인 지대지 중장거리 탄도미사일 '북극성 2형'을 전날 성공적으로 시험 발사했다고 밝혔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새로 개발했다는 이동식발사차량(TEL) 사진과 함께, 동체에 '북극성-2'라고 적힌 미사일이 원통형 발사체에서 솟아오르는 모습 등 발사 단계별 사진을 공개했다. 사진에는 북한이 지난해 8월 시험 발사한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의 '냉발사체계(콜드런치·cold launch)'를 지상 발사 미사일에 적용한 것이 확연히 드러났다. '콜드런치'는 발사관에서 외부로 튀어 오른 미사일이 공중에서 엔진을 점화해 날아가도록 하는 기술을 말한다. 조선중앙TV도 시험발사 영상을 공개했다. 전날 평안북도 방현비행장에서 발사된 탄도미사일은 SLBM 체계를 이용한 신형 고체연료 지대지 전략 미사일이라는 게 북한의 주장이다. 우리 군 당국도 "SLBM 기술을 적용한 신형 고체 추진 중거리탄도미사일(IRBM)"이라고 평가했다.



전문가들도 고체연료를 이용하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개발의 중간단계인 신형 IRBM이라고 분석했다. 북극성 2형 미사일에 2단 추진체를 결합하면 사실상 ICBM의 위력을 발휘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고체연료를 쓰는 ICBM은 연료 주입 단계가 필요하지 않아 기습적인 발사가 가능하다. 그만큼 요격이 어려워진다는 얘기다. 게다가 이동식 발사대에 탑재해 발사하면 사전 타격도 쉽지 않다. 만약 북한에서 ICBM을 쏘면 20여 분 만에 미국 본토에 도달한다고 한다. 미국에는 지금까지와 다른 차원의 치명적인 미사일 위협 요인인 것이다. 출범 초기부터 대북 강경책을 천명해온 미국 트럼프 정부가 어떤 식으로 대응하느냐에 따라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이 고조될 수 있다.



북한의 북극성 2형 미사일은 우리에게도 직접적인 위협이다. 추정 사거리가 2천500∼3천㎞이지만 이번에 고각 발사로 사거리를 500㎞로 줄였다니 발사 각도를 조절하면 얼마든지 남한을 타격할 수 있다. 이번에 관측된 북극성 2형의 최대속도는 마하 10(음속의 10배)으로 우리 군이나 주한미군이 보유한 패트리엇 미사일로는 사실상 요격이 불가능하다고 한다. 주한미군의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를 서둘러야 한다는 목소리가 더 커지는 이유이다. 사드는 고도 40∼150㎞에서 마하 8의 속도로 북한 미사일을 요격할 수 있고, 정면으로 날아오는 탄도미사일은 마하 14까지 대응이 가능해 이론적으로 북극성 2형을 요격할 수 있다는 게 군 당국의 설명이다. 사드 배치에 강력히 반대해온 중국으로서도 반대 명분이 약해질 수밖에 없다. 중국 정부는 외교부 정례 브리핑에서 "북한의 탄도미사일 시험에 분명히 반대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사드와 관련해서는 "사드 문제와 북한의 미사일 실험은 별도로 봐야 한다"고 했다. 트럼프 정부가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중국의 역할을 강조하고 있지만 중국의 태도 변화를 당장 기대하긴 어려워 보인다.



오히려 대북제재 국면에서 미국의 세컨더리 보이콧 등이 현실화돼 미·중 갈등이 더 깊어질 가능성이 있다. 문제는 국가 리더십이 정상 작동되지 않는 상황에서 우리 정부가 그런 상황에 적극 대처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점이다. 이럴 때일수록 정치권이 안보 문제에 관한 한 한목소리를 내는 자세가 절실하다. 날로 위협적인 북한의 미사일 도발 앞에 나라를 지키겠다는 비상한 각오를 다시 한 번 다져야 한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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