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 출범한 美 트럼프 정부와 나토간 향후 동맹관계 가늠 계기
美 "나토 지지" 언급 불구 대러관계·국방비 증액 놓고 입장차
(브뤼셀=연합뉴스) 김병수 특파원 = 유럽안보를 책임지고 있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는 오는 15, 16일 이틀간 브뤼셀의 나토 본부에서 나토 국방장관회의를 개최한다.
28개 회원국 국방장관이 참석하는 이번 회의에는 특히 새로 취임한 제임스 매티스 미국 국방장관도 참석할 예정이어서 주목된다.
취임 이후 첫 해외방문지로 한국을 다녀갔던 매티스 장관이 국제회의에 참석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매티스 장관은 다자외교무대에 공식 데뷔하는 셈이다.
이에 따라 이번 나토 국방장관회의는 새로 출범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와 나토의 향후 관계를 가늠해 볼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관측된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 과정에 70여년간 유럽 안보를 지탱해온 나토 동맹을 '낡은 동맹'이라고 비판하면서 나토 회원국에 안보비용 증액을 요구하고 이를 이행하지 않는 나라는 미국의 보호를 기대할 수 없을 것이라며 동맹관계의 변화 가능성을 시사, 논란을 일으켰다.
물론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옌스 스톨텐베르크 나토 사무총장과의 전화 통화나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와의 백악관 회담 등을 통해 나토에 대한 지지 입장을 재확인하며 대선 때와는 달라진 태도를 보였다.
하지만 미국과 나토 간에는 여전히 러시아 문제, 방위비 증액, 테러와의 전쟁 등을 놓고 입장차를 드러내고 있어 향후 양측 간 조율이 주목된다.
러시아와 관련, 나토 회원국은 지난 2014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내분 사태 무력 개입 및 크림반도 강제 병합 이후 러시아의 유럽에 대한 군사적 위협이 노골화하고 있다며 경제 제재를 계속 유지하는 등 러시아를 집중적으로 견제하고 있다.
반면에 트럼프 대통령은 러시아와의 관계개선 의지를 지속해서 피력해 미국이 머지않아 러시아에 대한 제재를 풀 것이라는 관측을 낳아왔다.
이로 인해 유럽에선 트럼프 대통령의 외교정책에 대한 반발이 커졌고, 러시아 위협에 대한 안보 우려는 더욱 심화했다.
또 미국은 유럽의 나토 회원국에 방위비 지출을 국내총생산(GDP) 대비 2% 수준으로 올릴 것을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유럽 국가들은 경제적 어려움과 난민 유입 급증 등을 이유로 난색을 표명하고 있다.
미국이 주도하는 테러와의 전쟁과 관련해서도 미국은 나토 회원국이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세력인 이슬람국가(IS) 등과의 전투에 더 많은 영역에 참여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유럽 국가들은 제한적인 참여를 고수하고 있고, 아프간이나 이라크 재건사업에 더 비중을 두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아울러 이번 나토 국방장관회의에서는 오는 5월 개최하기로 한 나토 정상회의 준비작업에 대해서도 논의가 이뤄질 전망이다. 5월 나토 정상회의에는 트럼프 대통령도 참석한다.
bings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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