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생 농장 7곳 모두 국도 25호선 주변 밀집…차단방역 주력
(보은=연합뉴스) 박병기 기자 = 충북 보은서 급속히 번지는 구제역은 한가지 특이한 양상을 띤다.
국도 25호선을 사이에 둔 주변 농장에 집중된다는 점이다. 자동차나 경운기 등 농기계가 바이러스를 퍼트리는 주범이라는 주장이 나오는 이유다.
14일 보은군에 따르면 지난 5일 올해 첫 구제역이 발생한 젖소농장은 국도 25선 바로 옆에 자리잡고 있다. 직선거리로 150m 지점이다.
9∼13일 추가로 발생한 6곳의 감염농장 역시 이 도로 양쪽에 오밀조밀 붙어있다. 약 1㎞ 떨어진 탄부면 구암리 농장 2곳을 제외할 경우 나머지 4곳은 모두 도로 주변 400m 안에 들어있다.
13일 구제역이 추가 발생한 마로면 송현리 한우농장은 도로와 좁은 농로 하나를 사이에 두고 있다.
당국은 이 지역의 급격한 바이러스 확산이 도로 교통과 무관치 않다고 판단하고 있다.
추가 발생농장 6곳이 방역대(최초 발생지 반경 3㎞) 안에 들어있는 점에 비춰 해당 농장을 드나든 축산차량이 퍼트렸을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바이러스가 공기 중에 퍼져 있다면 국도 25호선을 오가는 차량이나 바람 등도 원인이 될 수 있다.
보은축협 관계자는 "겨울이 되면 우리 지역에 북서풍이 부는 데, 공교롭게도 추가 발생 농장 중 4곳이 이 방향에 있다"며 "이 구간 국도 25호선도 자동차 전용도로여서 차량이 빠르게 오가면서 바람을 일으킨다"고 주장했다.
당국은 구제역 확산 축이 된 국도 25호선에 이날 거점소독소 1곳을 추가 설치했다. 또 이 도로에서 삼승면 쪽으로 이어지는 지방도 505호선에 소독소를 추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보은군 관계자는 "아직 방역대 안에 갇혀 있을 것으로 판단되는 바이러스를 효과적으로 통제하는 게 방역의 관건"이라며 "오늘부터 국도 25호선과 이곳에서 이어지는 모든 도로에 대한 차단방역을 강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bgipar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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