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양=연합뉴스) 홍창진 특파원 = 중국 관영언론인 환구시보와 글로벌타임스가 연이틀 북한을 겨냥한 거친 비판을 내놓았다.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자매지 글로벌타임스는 14일 "수준이 떨어지는 북한 미사일 기술로 인해 중국의 (대북)제재가 작동하는 것을 알 수 있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 군사평론가 쑹중핑(宋忠平) 인터뷰를 게재했다.
글로벌 타임스는 이 인터뷰 기사의 제목을 '중국·러시아, 북한 미사일 시험 비난'이라고 뽑았다.
신문은 북한이 새 유형의 탄도미사일 발사에 성공했다고 대내외적으로 과시했으나 전문가들은 북 미사일이 일정 지역을 약화시킬 수는 있겠지만 미국을 위협할 정도인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고 전했다.
쑹중핑 평론가는 인터뷰에서 평가절하의 이유로 "첫째 북한 미사일의 무한궤도형 이동식 발사차량은 매우 구식이며 중국과 러시아는 미사일 이동에 바퀴 차량이나 열차를 사용한다"며 "대북제재로 인해 북한이 적합한 차량을 도입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둘째 이번 시험에서 북한이 미사일 탄두를 재사용하지 않아 탄도 내구성, 탄도와 미사일 결합기술 등에 의문이 가며 북한의 발표자료는 대부분 검증되지 않았다"며 "따라서 현재 핵전력으로 미국을 위협할 수는 없지만 일정 지역을 파괴하기엔 충분하다"고 밝혔다.
그는 "결론적으로 북한의 미사일 기술은 아직 뒤떨어진 것이며 중국의 대북제재가 효과적인 것을 보여준다"고 주장했다.
앞서 환구시보는 13일 사평을 통해 북한이 탄도미사일 발사로 미국과 한국에 조속한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명분을 준 반면 중국의 전략적 이익에 손실을 끼쳤다고 공격해 관심을 끌었다.
이 신문은 이어 북한이 이미 동북아의 골칫거리가 됐으며 당근이든 채찍이든 북한을 설득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일이 됐다고 비난했다.
북한은 글로벌 시스템 밖의 특수국가가 됐고 외부에서도 북한과 대화하는 것이 갈수록 어려운 일이 됐다고까지 했다.
이 신문은 북한이 핵과 미사일을 안전 보장 그리고 그 이상을 얻기 위한 수단으로 활용할 생각이나, 이를 외교적으로 타협할 능력은 없어 보인다면서 미국이 북핵 폐기에만 노력하고 북한의 안전보장 요구 등을 외면한다면 충돌국면은 더 격화될 것이라고 북한의 무모함을 나무랐다.
중국에서 환구시보와 글로벌타임스는 공산당이 인민일보에서 다루기 어려운 국제문제를 거론해 간접적으로 당의 의지를 표현하는 매체로 여겨진다.
따라서 두 관영매체가 연이어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를 대놓고 비난하고 나선 데는 중국 당국의 '보이지 않는 손'이 작동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중국에선 민영매체는 물론 관영매체도 허락받지 않은 채 북한 관련 뉴스를 보도하지 않을 뿐더러 비난하는 것 자체가 '금기'라는 점에서, 관영 매체들의 이런 보도태도는 북한의 탄도미사일 도발을 계기로 중국 당국의 추가적인 대북제재 '전조'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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