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필리핀 경찰 고위급 회담서 논의…교민·여행객 안전대책 마련
(서울=연합뉴스) 임기창 기자 = 경찰청은 필리핀 경찰관들이 한국인 사업가를 납치해 살해한 사건과 관련, 재외국민·여행객 안전 확보를 위해 필리핀 현지에 코리안데스크(한인 사건 담당 경찰관)를 추가 파견하기로 했다.
김귀찬 경찰청 차장은 14일(현지시간) 필리핀 경찰청을 방문, 로날드 델라로사 필리핀 경찰청장과 '한-필리핀 경찰 고위급 회담'을 열어 한국인 사업가 지모(53)씨 납치·살해사건 엄정 수사를 촉구하고 재발방지책을 논의했다.
델라로사 청장은 회담에서 지씨 사건을 필리핀 경찰의 신뢰를 훼손한 중대한 사건으로 규정하고, 유족과 한국 정부, 국민에게 거듭 사과하면서 엄정하고 신속한 수사를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지씨 사건과 관련, 한국 경찰청은 코리안데스크를 공조수사에 투입한다. 필리핀 측이 요청하면 사건 해결에 필요한 인력 등을 지원한다.
현재 필리핀에 6명이 파견된 코리안데스크는 8명까지 확대할 방침이다.
추가 파견 지역은 한국인 대상 사건사고가 빈발하는 앙헬레스와 교민이 다수 거주하는 다바오가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아울러 필리핀 경찰관 가운데 한국인 사건 담당자를 지정해 현지 교민사회와 소통을 맡긴다.
중요 현안이 있을 때만 개최한 양국 경찰 회의를 국장급 이상이 참석하는 '고위급 경찰협력회의'로 격상해 매년 정례화한다.
김 차장은 회담에 앞서 필리핀 경찰청에 설치된 지씨 공식 분향소에 헌화하고, 지씨 유족을 만나 코리안데스크를 통한 지원을 약속했다.
경찰청 관계자는 "이번 필리핀 방문은 경찰청이 국제 치안협력 네트워크를 활용해 교민 보호를 적극 지원하겠다는 의지 표명"이라며 "회담에서 논의된 사안들이 신속히 추진되면 교민과 여행객 안전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사업가 지씨는 작년 10월 필리핀 앙헬레스시 자택에서 자신의 마약 관련 혐의를 날조한 현지 경찰관들에게 납치됐다. 그는 이후 마닐라 케손시 경찰청 본부로 끌려가 목 졸려 살해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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