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계처리과정서 압력' 지적에 대한 사실규명에 시간 필요"
(서울=연합뉴스) 이춘규 기자 = 미국 원자력사업에서의 눈덩이 손실 규모를 놓고 관심이 집중됐던 도시바의 결산 발표가 갑자기 연기됐다.
이에 따라 채무초과(자본잠식) 위기에 직면한 도시바의 미래를 놓고 혼미한 상황이 이어질 전망이다.
도시바는 14일로 예정했던 2016년 4~12월 결산발표를 최장 3월 14일로 연기한다고 돌연 공표했다.
일본금융상품거래법에 따르면 상장사는 각 분기 종료뒤 45일 이내에 결산보고서를 내야 하므로 이날이 결산보고서 제출 마감일이었다.
이에 대해 도시바는 "일부 사내 경영자에 의해 회계처리에 부적절한 압력이 있었다는 지적이 있어, 사실 여부를 규명하기 위해 시간이 필요해 결산 발표를 연기했다"고 밝혔다.
그동안 관심을 모았던 미국 원자력발전사업에서의 손실 규모는 최대 7천억엔(약 7조870억원)으로 추정되고 있다. 작년 4~12월 연결최종적자 규모는 4천억엔대(약 4조500억원) 후반으로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일본 언론들은 전했다.
이렇게 되면 도시바는 자기자본이 마이너스가 되어 채무초과에 빠질 가능성도 커지게 된다.
도시바가 3월말 2016회계연도 결산에서 채무초과에 빠지면 도쿄증시 1부에서 2부로 강등된다.
아울러 금융기관들로부터 대출을 받기도 어렵게 되고, 대출 상환을 연기해도 금융비용 부담이 커지기 때문에 도시바로서는 돌이키기 힘든 위기에 빠져들게 되는 아찔한 상황이 된다.
이에 따라 도시바는 반도체메모리 사업 분사화와 계열 7개사 매각 등을 포함한 외부자본 수혈 대책을 실시해 3월말까지는 채무초과를 피하려 하고 있지만 재무구조는 지극히 악화된 상태다.
도시바는 벌써 투자자들이 기피하는 기업이 됐다. 이날 결산에서는 사업을 계속하는 리스크(위험)를 표시하는 '계속기업의 전제에 관한 주기(注記)'라고 처음 기재할 것으로 전망됐었다.
업적이나 재무상태가 악화되어 운용하는 사업의 앞날에 대한 불투명성이 높아져, 투자가들에게 주의를 촉구하는 의미를 지닌 조치다.
도시바가 이날 금융상품거래법 규정을 지키지 못한 채 결산 발표를 연기한 것은 이를 관장하는 간토재무국에 결산보고 연기를 신청, 허락을 얻어 가능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도시바가 이날 정오로 예정했던 결산 발표를 못하자 도시바 주식은 매도 주문이 폭주했다. 대부분 투자가들이 매도 주문을 계속, 전날보다 8.01% 떨어진 229엔 80전으로 거래를 마쳤다.
taei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