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헬기사격 부인하던 국방부, 30여년 만에 입장 선회

입력 2017-02-14 1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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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 헬기사격 부인하던 국방부, 30여년 만에 입장 선회

김동철 의원 질의에 국방부 장관 "헬기사격 진상규명 적극 협조하겠다"

(광주=연합뉴스) 장아름 기자 = 5·18 당시 계엄군의 헬기 사격 의혹에 대해 '사실무근'이라고 주장해온 국방부가 30여년 만에 입장을 선회했다.




14일 국민의당 김동철 의원과 국방부에 따르면 한민구 국방부 장관은 이날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진상규명에 적극 협조하겠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이날 한 장관을 상대로 "국방부는 5·18 민주화운동 당시 계엄군의 광주 도심 헬기 사격을 부인해 왔다"며 "그러나 최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전일빌딩 감정을 통해 증거가 나온 만큼 진상을 밝혀야 하지 않겠는가"라고 질의했다.




한 장관은 "기본적으로 사실은 밝혀져야 한다는 입장"이라며 "현재 군에 있는 자료로는 확인이 제한된다. 진상규명위원회가 꾸려지면 최대한 협조하겠다"고 답변했다.

국과수 감정 결과 발표 이후 국방부가 관련 공식 입장을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헬기 사격 및 출동 자체가 없었다던 그동안의 주장과 달라진 태도를 보였다.

지난 1989년 국회 광주특위 청문회와 1995년 검찰 조사 과정에서 계엄군의 헬기 사격을 봤다는 목격자 증언이 잇따랐고 군 지휘부에서 '무장헬기 및 전차를 동원해 시위대를 진압하라'고 지시했다는 증언도 나왔다.

하지만 검찰은 다른 증거를 확보하지 못한 채 '지시는 있었으나 헬기 사격은 없었다'고 잠정 결론 내렸고 국방부 역시 탄흔 증거 등이 없다며 부인했다.




한동안 잊혔던 헬기 사격 논란은 최근 전일빌딩 리모델링 사업을 앞두고 국과수의 현장 감식이 이뤄지면서 재점화됐다.

국과수는 건물 10층에서 탄흔 100여 개가 발견됐으며 발사각도 등을 분석한 결과 정지비행 상태에서 사격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발표했다.

김동철 의원은 "군사독재에 맞선 시민들을 상대로 공수부대와 무장헬기까지 동원해 무차별 난사한 데 대해 분노를 금할 수 없다"며 "대원들이 무장헬기를 출동시켰다는 증언 등도 새로 나온 만큼 하루빨리 진상규명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앞서 8일 의원 29명의 서명을 받아 '5·18 광주민주화운동 당시 계엄군의 헬기 총격 의혹 진상규명 촉구 결의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areum@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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