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토 잃고 쇠퇴하는 IS, 온라인 생존전략 모색

입력 2017-02-14 16:37  

영토 잃고 쇠퇴하는 IS, 온라인 생존전략 모색

(서울=연합뉴스) 정광훈 기자 = 미국과 터키, 이라크 등의 협공에 밀려 넓은 영토를 잃고 존립마저 위협받고 있는 수니파 이슬람 급진단체 이슬람국가(IS)가 온라인 생존전략을 모색하고 있다.

이라크 내 알카에다 동조 세력이 10년 전 미군과 이라크군의 공세에 맞서 싸우는 대신 지하 조직화해 몰락의 위기를 넘기고 IS로 재출현한 것처럼, 쇠락 위기에 직면한 IS도 생존전략을 재정비하고 있다고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WP)가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IS의 새 생존전략에는 이라크와 시리아 내 '칼리프 국가'에 대한 지배를 포기하는 대신 가상의 칼리프 국가를 지키는 전략이 포함돼 있다.

IS의 미디어 전략에 관한 영국 킹스칼리지런던의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온라인에 공개된 IS의 선전 가이드북에는 "미디어 무기는 원자탄보다 더 강력할 수 있다"는 표현이 발견된다. IS가 자체 선전팀을 무장요원 못지않게 중요하게 여기고 있음을 이해할 수 있는 대목이다.

IS는 미국과 러시아, 터키, 이라크, 시리아의 군사 공세로 점령지를 대거 상실했을 뿐 아니라 외국인 지원자 수의 급감이라는 문제에 직면해 있다. 2년 전 월 2천 명까지 달했던 지원자 수는 최근 집계에 따르면 월 50명 선으로 줄었다.

IS는 지난해 추종자들에게 전투에서 피해가 증가하는 것은 불가피하다는 식으로 칼리프 국가의 붕괴에 대비해 선전 기조까지 바꾸기 시작했다. 과거 승전을 대대적으로 선전하던 승리의 메시지와는 큰 대조를 보인다.

신문은 그러나 IS의 새로운 미디어 전략이 안고 있는 도전도 만만치 않다고 지적했다. 페이스북이나 트위터 등 소셜 미디어 회사들이 IS 지지자들과 IS 관련 내용을 공세적으로 제거하기 시작하면서 IS의 온라인 추종자가 크게 줄어들었다.

전문가들은 온라인 추종 세력을 유지하려는 IS의 노력이 시리아가 내전에 빠져들 당시 IS의 전신이 그랬던 것처럼 재기를 가능하게 할 여지는 남아 있다고 말하고 있다. 미 국무부 전직 고위 관리이며 IS 미디어 관련 전문가인 알베르트 페르난데스는 IS가 일종의 '선회비행' 패턴으로 전술을 바꾸고 있다고 말했다.

WP는 IS가 자신들이 국제적인 세력임을 과시하기 위해 미국과 유럽에서 테러 공격을 감행하는 식으로 영토 상실을 보상하려 한다고 분석했다. 실제 이라크와 시리아에서는 이미 전통적인 내란 선동 방식으로 전술을 바꾸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IS는 최근 이라크 북부 도시 모술의 레스토랑에서 발생한 폭탄테러가 자신들의 소행임을 주장했으며, 잃어버린 영토에서 불안을 조성하기 위해 그 같은 작전을 멈추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신문은 지적했다.


baraka@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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