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미증시 사상최고치 행진에도 '비실비실' 왜?

입력 2017-02-14 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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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미증시 사상최고치 행진에도 '비실비실' 왜?

원/달러 환율 급락·대외불안 주원인…디커플링 당분간 지속 가능

4월말 미국 재무부 환율보고서 발표도 불확실성 키워

(서울=연합뉴스) 유현민 기자 = 미국 증시가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지만, 코스피는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14일 코스피는 전날보다 4.08포인트(0.20%) 내린 2,074.57에 거래를 마쳤다.

간밤 미국 뉴욕증시의 주요 지수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세제 개편 기대로 사상 최고치를 재차 경신하고 유럽 주요국 지수도 일제히 오른 것과는 대조적이다.

이날 코스피 부진에는 원/달러 환율 급락이 가장 큰 영향을 줬다.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 종가보다 14.6원 떨어진 1,137.4원으로 장을 마쳤다. 종가 기준으로 지난해 11월 8일(1,135원) 이후 최저치다.

환율이 급락하면서 외국인의 차익실현 매물이 쏟아졌다.

외국인은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전날 소폭 순매수를 기록한 지 하루 만에 '팔자'로 돌아서 1천275억원어치의 매물을 쏟아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원/달러 환율 급락으로 외국인의 차익실현 심리가 강화했다"며 "외국인이 대형주 중심으로 대규모 순매도에 나섰다"고 분석했다.

김용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도 "코스피는 경기에 민감한 대형 수출주가 대부분을 차지하다 보니까 환율 측면에서 변동성이 크다"며 "당분간 외국인 수급은 중립 이하의 흐름을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국 증시의 최근 상승세에는 도널드 트럼프 정부의 세제 개편과 인프라 확대 등 정책 기대감이 크게 작용하고 있다.

미국의 금융주, 내수주, 중소형주의 강세가 미국 증시의 상승 흐름을 이끄는 것이 이를 방증한다.

그러나 국내에는 이런 기대감보다는 미국의 보호무역주의 강화나 환율 조작국 지정 등 대외적 불안감이 더 큰 영향을 주고 있다는 게 증권가의 공통된 시각이다.

김성환 부국증권 연구원은 "국내 증시를 비롯해 신흥국 증시가 주춤하는 것은 트럼프 정부의 정책 기대감보다는 미국 보호무역주의 강화 등의 우려가 더 크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영곤 하나금융투자 연구원도 "글로벌 자금이 신흥국 증시로 유입되고 있지만, 한국과 중국, 대만에서는 빠져나가고 있다"면서 "미국의 환율보고서에 대한 우려감과 중국과 미국 간 무역분쟁 가능성 등이 부담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미국 증시와 코스피·코스닥시장의 디커플링(탈동조화) 추세가 당분간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김용구 연구원은 "환율 조작국 지정 우려 등 트럼프 정책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국내 증시는 당분간 소강상태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이라며 "4월 말 미국 재무부의 환율보고서가 나오면 그 내용에 따라 반등 시도가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경민 연구원은 "글로벌 경기가 워낙 좋아서 단기적인 반등은 가능하겠지만, 추세적인 변화는 아닐 것"이라며 "3∼4월 유럽 정치권의 불확실성 역시 국내 증시의 발목을 잡을 수 있는 변수"라고 지적했다.

hyunmin623@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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