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승욱 기자 = 외야수 김현수(29·볼티모어 오리올스)가 2016시즌을 앞두고 미국 메이저리그에 진출하자 두산 베어스는 비상이 걸렸다.
전력 손실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컸다.
이는 기우였다. 줄곧 2군에서 머물던 김재환(28)이 혜성같이 등장해 김현수의 공백을 완전히 메웠다.
그는 숨겨놓은 거포 기질을 마음껏 뽐내며 김현수의 자리이던 주전 외야수를 차지했고, 더 나아가 4번 타자까지 꿰찼다.
김재환을 포함한 두산 선수단은 14일 현재 호주 시드니 전지훈련에서 시즌을 대비한 훈련에 한창이다.
그는 구단을 통한 인터뷰에서 "9~10년이라는 오랜 기간 2군에서 뛰면서 나름의 경험을 쌓았다"며 "2015시즌에는 나름 기회를 받고도 실망스러운 성적을 내 2016시즌을 앞두고는 칼을 갈았다"고 말했다.
그 결과는 리그 최정상급의 타격 성적이었다.
김재환은 두산이 치른 정규시즌 144경기 중 134경기에 출전해 타율 0.325(492타수 160안타), 37홈런, 124타점, 107득점이라는 놀라운 결과를 남겼다.
한국시리즈에서도 변함없는 맹활약으로 팀의 2년 연속 우승에 앞장섰다.
외야수 부문 골든글러브를 수상하는 영광까지 안았다.
김재환은 "정말 엄청난 상을 받아서 아직도 실감 나지 않는다"면서 "몇 개월이 지났는데도 와 닿지 않는다"며 환한 미소를 지었다.
그는 지난 시즌을 앞두고 박철우 타격코치의 조언이 큰 힘이 됐다며 고마워했다.
이번 전지훈련에서는 수비에 초점을 두고 훈련하고 있다. 사실 김재환은 아직도 좌익수 자리가 익숙하지 않다.
그는 2008년 두산에 포수로 입단했지만, 설 곳을 찾기 위해 1루수로 옮겼고 김현수의 메이저리그 진출로 다시 외야수로 바꿨다.
김재환은 "올 시즌 우선적인 과제는 좌익수 수비"라며 "경기 영상을 돌려보며 복기하는데, 지금까지는 생각보다 느낌이 좋다"고 말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힘들 때마다 팬들의 응원이 정말 큰 힘이 됐다"며 "이번 시즌도 준비를 잘해서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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