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안희정, 닮은듯 다른 'DJ·盧' 계승'…적통경쟁 가열

입력 2017-02-14 20:12  

문재인-안희정, 닮은듯 다른 'DJ·盧' 계승'…적통경쟁 가열

文, DJ·盧 정부 출신 영입 세몰이로 외연확장…'민주정부 3기' 강조

安, DJ·盧 '도전의 역사' 부각…'미완의 역사' 극복에 방점

(서울=연합뉴스) 송수경 기자 =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와 안희정 충남지사의 적통경쟁이 '닮은 듯 다른 꼴'의 양상을 띠며 가열되고 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라는 같은 뿌리를 둔 두 사람 모두 야권의 두 기둥인 김대중·노무현 정부 10년을 이을 후계자를 자임하고 있지만, 그 방점과 시선이 닿는 곳은 묘하게 엇갈리고 있다.

문 전 대표는 국민의정부·참여정부 인사들에 대한 '광폭영입'으로 적통을 자임하면서 기존 친노(친노무현)·친문(친문재인)에 덧씌워진 배타적, 폐쇄적인 이미지를 벗고 외연 확장을 기하고 있다.

문 전 대표는 14일에도 국민의정부·참여정부 시절 장·차관 출신 60여명으로 이뤄진 매머드급 자문단인 '10년의 힘 위원회'를 출범, 세 대결에서 압도했다.

특히 국민의정부 출신의 인사들을 적극 기용, 대세론을 굳히는 발판으로 삼는 한편 '구원'으로 친노 진영에 쉽사리 마음에 내주지 못했던 호남내 반문 정서를 희석하려는 측면도 깔려 있어 보인다.

이날 국정자문단에는 국민의정부·참여정부에서 연달아 통일부 장관을 지내며 '햇볕정책'을 주도한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 등도 포함됐다. 앞서 호남 출신의 전윤철 전 감사원장도 캠프 공동선대위원장으로 합류한 상태이다.

이와 달리 세력적 열세 속에서 문 전 대표를 추격하고 있는 안 지사는 '젊은 도전자'로서의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의 과거 면모를 부각하고 있다.

안 지사는 "1971년 '40대 기수'였던 김대중도 열세의 상황에서 도전했고 역전했고, 2002년 노무현도 이인제 대세론 속에서 약체였지만 도전을 통해 역전으로 만들었다"며 ""야권의 DNA는 도전과 역전이며, 그 도전과 역전의 역사는 저 안희정"이라고 연일 강조하고 있다.

민주당의 '장자'를 자처한 안 지사 입장에선 '김대중·노무현'이라는 이름은 대연정 논란 등으로 촉발된 정체성 시비에 차단막을 쳐주는 '보루'의 성격도 띤 셈이다.

김대중·노무현정부에 대한 관계설정도 두 사람간 온도차가 감지된다.

문 전 대표가 '공과의 계승과 극복'을 강조한 반면 안 지사는 두 정부의 한계를 뛰어넘는 쪽에 무게를 싣고 있는 모양새이다.

문 전 대표는 이날 국정자문단 출범식에서 새로 출범할 정부를 '제3기 민주정부'로 규정, "제3기 민주정부는 김대중 노무현 정부의 성과를 계승발전시켜 나가며 그 한계도 넘어서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대중 노무현 정부는 이명박 박근혜 정보보다 경제와 안보에서 훨씬 유능했다"고 강조했다.

대신 안 지사는 '김대중 노무현 미완의 역사'를 뛰어넘는 '시대교체·세대교체'를 강조하고 있다. 그는 12일 광주 방문에서도 "우리가 불렀던 김대중노무현 역사의 노래를 한소절 더 버전업 시켜 '새로운 대한민국'의 노래로 만들어불러야 김대중 노무현의 후예답지 않겠느냐"고 되물었다.

문 전 대표가 보수정권 대비 민주정부 10년의 비교우위를 내세워 선명성을 부각하는 반면 안 지사는 87년 체제 이후 탄생한 6명의 대통령의 공을 선별적으로 흡수하겠다며 '계승의 대상'을 김대중 노무현 정부로 국한하지 않고 있다.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의 유산인 '국민통합'도 두 사람 모두 내세운 '과업'이지만, 무게추는 다소 다른 곳에 놓여있다는 얘기가 야권에서 나온다.

문 전 대표는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이 평생 매달렸다 완성하지 못한 '지역주의 극복'을 내세워 "사상 최초로 영남과 호남, 충청에서 모두 지지를 받는 대통령이 돼 국민통합과 지역통합을 반드시 이루겠다"며 저변 확대에 나서고 있다.

야권의 전통적 노선과는 거리가 있는 이 안 지사는 상대적으로 '이념통합' 이야기를 더 많이 꺼내고 있다. 그는 전날 SBS 프로에 나와서도 "현실적 국가과제를 놓고 보면 그 두 개의 이데올로기 스펙트럼으론 아무것도 안 풀린다. 그래서 새로운 정치를 하자는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이러한 차이는 당내 경선 때까지는 전통적 지지층을 확실히 다지고 본선에서 '산토끼'까지 흡수하는 본격적인 중도 확장을 하려는 문 전 대표와 지역적·이념적 중도층에서 최대한 파이를 키우려는 안 지사의 '좌표' 차이에서 일정부분 기인하는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동시에 참여정부 기간 청와대에서 국정을 함께 한 문 전 대표와 국정운영에 직접 참여하기 보다는 그 이전까지 노 전 대통령과 정치역정을 함께 하며 정권창출에 기여한 '개국공신'이라는 안 지사의 '태생적 차이'와도 무관치 않아 보인다.

두 사람 모두 김대중 노무현 정부의 성과물인 지방분권·균형발전을 한목소리로 강조하고 있는 가운데, 참여정부 출신 인사들이 집결한 14일 세종시에서 열린 국가균형발전 선언 13주년 기념식에 안 지사는 영상축사로 대신해 문 전 대표와 안 지사간에 조우가 이뤄지지 않을 것을 두고 미묘한 여운이 일기도 했다.




hanksong@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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