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취임 직후 美대사관 예루살렘 이전 계획했었다"

입력 2017-02-14 19:05  

"트럼프, 취임 직후 美대사관 예루살렘 이전 계획했었다"

美외교위원장 "중동에 미칠 파급 효과 고려해 아직 실행 안 해"

(카이로=연합뉴스) 한상용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 직후 첫 조치로서 주이스라엘 미국 대사관을 예루살렘으로 이전할 계획이었다고 이스라엘 일간 하레츠가 미국 정치전문매체의 보도를 인용해 14일 보도했다.

미국 공화당 소속 밥 코커(테네시) 상원 외교위원장은 전날 발행된 폴리티코와 인터뷰에서 이러한 사실을 공개했다.

코커 위원장은 "한때 트럼프는 대통령에 공식 취임한 지난 1월20일 0시1분에, 아마 0시30초에라도 미국 대사관을 텔아비브에서 예루살렘으로 옮길 준비가 돼 있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미국 대사관의 이전은 트럼프 정부의 첫 움직임이 될 뻔했다"고 말했다.

이 발언은 숀 스파이서 백악관 대변인이 대통령 취임 전날인 지난달 19일 행한 브리핑에서 대사관 이전 시기를 묻는 질문에 "조만간"이라고 답한 것과 같은 맥락으로 보인다.

당시 이스라엘 일부 언론도 소식통을 인용해 "트럼프가 며칠 내도 대사관 이전을 발표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에 실제 입성하고 나서 그러한 조치가 중동에 미칠 파급 효과를 감안해 기존 입장에서 한발 물러섰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후 약 한달 동안 대사관 이전에 대해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코커 위원장은 "트럼프 캠프는 대사관 이전을 검토하는 과정에서 현재 존재하고 있는 복잡한 특징들에 대해 감을 잡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대사관 이전 시점에 관한 내 의문은 이스라엘이 이러한 조치에 어떻게 느끼느냐는 것"이라며 "이스라엘은 아랍 세계와 결코 긴밀한 관계를 가져보지 못했다. 정말로 그런 상황에 처했을 때 아랍권 동맹들과의 관계가 파괴되기를 원하는가"라고 반문했다.

즉, 미국의 동맹인 사우디아라비아 등 일부 아랍국가들이 미국 대사관 이전에 강력 반발할 경우 기존에 쌓아 놓은 동맹 관계가 깨질 수 있다는 의미다.

코커 위원장은 "대사관 이전은 여전히 있을 수 있는 일이지만 중동의 중요한 아랍 국가들과 상의를 한 후에 이뤄져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트럼프가 이스라엘 주재 대사로 지명한 데이비드 프리드먼의 인준이 통과될 때까지 미국 정부는 기다리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현재 미국 대사관을 포함한 이스라엘 주재 외국 대사관의 대다수는 텔아비브에 있다.

이스라엘은 예루살렘을 영구적인 수도로 간주하지만 팔레스타인도 예루살렘을 팔레스타인 영토의 일부라고 주장해왔다.

그 때문에 팔레스타인뿐만 아니라 다수 아랍국도 이스라엘 주재 대사관들의 예루살렘 이전을 사실상 적대적 행위로 받아들이고 있다.





gogo213@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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