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자들 긴장·심리위축에도 학습효과로 빠르게 정상화할 듯"
(서울=연합뉴스) 조민정 기자 =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에 이어 14일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이복형 김정남(46)의 피살 소식이 전해지면서 다시 한반도에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국내 증시에 미칠 영향에도 관심이 쏠린다.
다만, 과거 여러 차례 북한의 핵실험을 거치며 다져진 '학습효과' 덕분에 별다른 영향이 없거나 주가가 하락하더라도 금세 회복하는 모습이었다. 지난 12일의 탄도미사일 발사도 국내 증시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증시전문가들은 이번 사태로 국내외 투자자들이 심리적 위축현상을 겪겠지만, 그동안 학습효과로 증시는 빠르게 정상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실제로 북한이 2006년 10월 9일 1차 핵실험을 당시 코스피는 2.41%나 급락하며 출렁거렸지만 2차(0.20%) 때와 3차(0.26%)와 4차(0.26%) 때는 하락률이 미미한 수준에 머물렀다. 학습효과로 북한 도발의 영향이 뚜렷하게 둔화하는 양상을 드러냈다.
제5차 핵실험을 감행한 작년 9월 9일 코스피는 1.25%(25.86포인트)나 하락, 다시 불안감을 불러일으켰지만 5거래일 만에 2,030선을 회복했다.
김정남의 피살은 외부를 향한 도발과 달리 북한 내부의 격변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점에서 투자심리를 위축시킬 수 있지만, 실질적인 영향은 적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과거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사망했다는 발표가 나온 2011년 12월 19일 코스피는 3.43%나 급락한 바 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김정은의 과격 행보에 따른 투자심리 위축이 일어날 수 있지만, 김정남이 한국과 북한, 중국 사이에서 어떠한 역할을 하고 있었던 것은 아니기 때문에 영향은 매우 제한적일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이 연구원은 "이번 피살 사건이 시장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전혀 없다는 점, 한국과 북한 간의 경제적 연결고리가 단절돼있다는 점에서 시장 흐름을 바꿀 만한 이슈는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 이후 한반도 주변 상황이 급변할 수 있다는 점은 유의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김용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의 미사일 도발에 대해 요격하겠다는 등 강경 발언을 해왔다"며 "미사일 도발을 비롯한 일련의 상황이 트럼프 정부의 대북정책이 강경 일변도로 갈 수 있는 빌미를 준다는 점은 부담스러운 부분"이라고 말했다.
chomj@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