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이태수 기자 = 서울시가 멧돼지 출몰을 최소화하기 위해 북한산 일대에 차단벽(펜스)을 설치하기로 했다.
서울시는 국비와 시비 총 7억원을 들여 올해 7월까지 3㎞가 넘는 펜스를 만들기로 하고, 시내 자치구 수요를 조사하고 있다고 15일 밝혔다.
서울에서는 겨울철마다 사람이 사는 마을까지 멧돼지가 내려와 당국이 골머리를 앓았다.
시 소방재난본부에 따르면 2011년부터 지난해 11월까지 접수된 멧돼지 출몰신고가 1천331건에 이르렀다. 월평균 18.5건으로 이틀에 한 번 이상 멧돼지가 서울 도심에 나타난 셈이다.
출몰횟수도 2011년 43건, 2012년 56건, 2013년 135건, 2014년 185건, 2015년 364건, 지난해 548건 등으로 해마다 크게 증가하는 추세다.
시는 환경부·국립공원관리공단과 함께 지난해 포획틀을 설치해 멧돼지 수를 줄이기 위한 '멧돼지는 산으로!' 프로젝트를 벌였지만, 큰 효과를 보지 못했다.
또 자치구 허가를 받은 야생생물관리협회 회원을 비롯한 엽사들로 기동포획단을 꾸려 북한산 인근 멧돼지를 잡고자 했지만, 수백 마리로 추정되는 개체 수를 조절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시 관계자는 "펜스는 멧돼지가 내려오는 길목에서 근본적으로 차단하는 효과가 있지 않겠느냐. 워낙 넓은 산 지역이라 전체를 두를 수는 없겠지만, 주요 이동 통로로 생각되는 부분을 중심으로 펜스를 설치하려 한다"며 "멧돼지가 10∼11월에 많이 번성하는 만큼, 그 이전까지는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설치 지역으로는 평소 많이 출몰하는 은평구 진관동, 성북구 성북동, 북악터널 등 산지와 가까운 지역들이 유력하게 검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 관계자는 "자치구 신청을 모두 받은 뒤 종합해야 설치 장소와 물량이 결정될 것"이라며 "취합이 끝나면 관련 전문가와 함께 실제로 해당 지역에서 멧돼지가 자주 출몰하는지 현장 검증을 거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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