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1회 한복 입기 계획…16일 졸업식서도 모두 한복 착용
(서울=연합뉴스) 이윤영 기자 = 북촌 한옥마을에 있는 120여년 전통의 재동초등학교가 3월 새 학기부터 한복을 교복으로 지정해 전교생 한복 입기 운동에 나선다.
재동초는 '전통의 멋을 바탕으로 미래를 여는 재동 행복교육'이라는 학교 비전에 맞춰 새 학기부터 한복을 교복으로 정식 지정할 계획이라고 15일 밝혔다.
이에 따라 재동초는 매주 하루를 '한복 입는 날'로 정해 전교생이 한복을 입도록 할 계획이다.
다만 한복을 입고 종일 교실 수업을 하는 것은 불편할 수 있는 만큼 학년별로 매주 1회 체험학습을 나갈 때 한복을 입고 가도록 할 방침이다. 학부모 부담을 덜기 위해 교복 구매 비용을 가급적 학교 예산으로 충당하기로 했다.
재동초가 전교생 한복 입기 운동을 계획한 것은 서울 도심의 작은 학교 공동화 현상에 대한 문제의식 때문이다.
재동초는 1895년 개교해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초등학교 중 한 곳으로 꼽힐 만큼 유서 깊은 전통을 자랑하지만 도심 공동화 현상으로 학생 감소 위기를 겪어왔다.
현재 1∼6학년 전교생이 총 208명, 반은 학년당 2개 반씩 12개 반에 불과하다. 3월에 입학할 신입생도 37명밖에 되지 않는다.
이에 서울시교육청은 재동초처럼 전통은 깊지만 도심 공동화 문제를 겪는 작은 학교들을 선정해 특색있는 학교로 활성화하는 사업을 지난해부터 추진했다.
정한주 재동초 교장은 "작은 학교 살리기를 하려면 우선 학교 비전을 새롭게 설정해야 하는데 우리 학교는 역사성, 지역성, 문화적 상황 등을 고려했을 때 '전통의 멋을 바탕으로 한 미래 교육'이 답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재동초는 16일 오전 11시 교내 강당에서 열리는 졸업식에서도 졸업생 37명과 교사 모두 한복을 입는다.
또 졸업생 개개인의 인생 좌우명을 정 교장이 직접 붓글씨로 써 졸업생들에게 나눠줄 예정이다. 모든 졸업생은 졸업식장에 부모님과 함께 입장해 부모에게 감사의 편지를 낭독하고 전달하는 시간도 갖는다.
정 교장은 "학생 수가 적은 대신 전 직원이 전교생의 이름을 다 알 만큼 소수 정예 교육이 가능하다"며 "전통을 바탕으로 인성을 강조하는 특색 있는 학교로 키워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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