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해경 "철저하게 진상 조사해 대책 마련하겠다"
(포항=연합뉴스) 임상현 기자 = 해경 간부 가족 명의의 홍게잡이 어선이 경북 동해안에서 불법조업을 일삼고 있다는 주장이 나와 논란이 일고 있다.
게다가 다른 홍게잡이 배가 쳐 둔 그물 위에 그물을 던져 홍게를 싹쓸이하고 선주 위세를 업고 항의하는 어민을 겁박까지 한 것으로 알려졌다.
15일 포항 구룡포 어민들에 따르면 작년 10월부터 홍게잡이 어선 T호(9.7t) 횡포로 조업을 망치고 재산 손해까지 입고 있다고 호소했다.
또 T호가 홍게 조업을 하며 다른 어선이 쳐놓은 통발 그물 위에 자기 그물을 던져 잡는 식으로 홍게를 가로채고 있다고 밝혔다.
한 어민은 "다른 어선이 미리 쳐놓은 그물을 바다 아래로 가라앉힌 뒤 자기 그물을 쳐 홍게를 잡는다"며 "이런 수법으로 지금까지 어민이 잃어버린 그물 피해만 수천만원이 넘는다"고 했다.
또 "선장에게 항의하니 '내 뒤에 해경이 있다, 잘못 보이면 불이익을 당할 수 있다'는 협박성 말을 듣고 지금까지 참아왔다"고 말했다.
포항해양경비안전서는 작년 말부터 민원이 들어와 조사했으나 별문제가 없었다는 견해를 밝혔다.
해경 간부 2명이 가족 명의로 2척씩 배를 갖고 있다가 홍게잡이가 재미가 없어 대부분 조업을 나가지 않고 임대하거나 팔려고 내놓은 상태라고 설명했다.
다만 피해 민원과 관련해 사실 확인 등 재조사를 한 뒤 대책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구룡포 어민 김모(50)씨는 "조업 질서를 지켜야 할 해경이 오히려 불법행위를 하고 어민을 괴롭혔다면 경위야 어떻든 도덕적으로 비난받아 마땅하다"고 했다.
포항해경 관계자는 "해당 간부 1명은 최근 다른 지역으로 발령 나 근무하고 있다"며 "사실관계를 철저하게 조사해 엄정하게 조치하겠다"고 말했다.
shl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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