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혹 제보자 "재심위원에 친총장 인사 포함…절차 위반해 무효" 주장
(서울=연합뉴스) 권영전 기자 = 동국대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연윤위)가 표절 논란을 빚은 한태식(보광스님) 총장의 논문 18편에 대한 재심의에서 '학계에서 용인되는 수준'이라는 판정을 내린 것으로 확인됐다.
16일 동국대 등에 따르면 연윤위는 최근 재심을 열어 표절 의혹을 받은 한 총장의 논문 18편 중 16편에 대해 '일부 부주의한 인용은 있으나 당시 학계에서 통상적으로 용인되는 수준'이라는 판정을 내렸다.
2015년 초 연윤위 심사에서는 이들 논문 중 3편에 대해 '일반적으로 학계에서 인정할 수 없고 비난의 여지가 심각한 중복게재' 판정을, 13편에 대해 '비난의 여지가 약한 중복게재' 판정을 내렸다.
연윤위는 2년 전에 표절로 판정했던 논문 '인터넷 포교의 중요성에 관한 연구'에 대해서는 '비난의 여지가 약한 연구 부적절행위가 일부 있었다'로 판정을 바꿨다.
한 총장이 해당 논문으로 연구비를 신청하지 않아 금전적 이득을 취하지 않았고 본인이 자진 철회했으며, 이미 도를 넘는 비난을 장기간 받은 점 등을 고려해 내린 결론이라는 것이 연윤위의 설명이다.
역시 표절 판정을 받은 논문 '불전 전산화의 미래방향'에 대해서는 "(수록한 연구지가) 연구 동향과 학술행사 결과를 전하는 교내 연구소 발간 간행물이라는 점에서 표절·중복게재를 판단하는 대상에서 제외한다"고 밝혔다.
애초 연윤위는 2015년 초 표절 의혹을 받은 한 총장의 논문을 심의해 이들 18편을 표절 또는 중복게재로 판정하고 이사회에 징계를 건의했다.
그러나 당시 취임 전이었던 한 총장이 심의 결과에 이의를 제기해 재심이 결정됐다.
표절 의혹을 연윤위에 제보한 김영국 연경불교정책연구소장은 "재심 위원 중에는 한 총장과 함께 연구를 진행한 적이 있는 등 한 총장과 친분이 있는 위원이 포함됐다"며 "제보자에게 절차·일정을 알려주지 않고 의견진술·이의제기·변론 기회도 주지 않는 등 교육부 훈령도 위반해 무효"라고 주장했다.
동국대 학생들로 구성된 '미래를 여는 동국 공동 추진위원회'는 이날 기자회견을 열어 "이제 동국대는 총장을 지키기 위해서라면 표절까지 허용하는 대학이 됐다"며 "양모 연윤위 위원장은 한 총장 선임 전부터 총장 지키기에 가장 앞장서온 인물"이라고 재심 결과의 공정성에 의문을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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