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식입장과 속마음 차이 드러낸 것"
(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김현재 특파원 =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최고경영자)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반이민 행정명령을 비난하는 트윗을 올렸다가 곧바로 삭제하는 해프닝을 빚었다.
머스크 CEO는 15일 오전(현지시간) "정부 정책에 관해 많은 사람이 동의하지 않는 경우는 흔히 있는 일이며 이는 민주주의가 작동하는 나라에서 정상적인 것"이라며 "그러나 이슬람권 국가 출신의 입국금지 조치는 옳지 않은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정부 정책에 관한 공개적 언급은 거의 정당화되지 않는다"면서 "그러나 특정 국가 출신의 입국자를 금지하는 것은 이 수준까지 올라왔다. 이는 옳지 않다"고 재차 강조했다.
하지만 이 트윗은 곧바로 삭제됐다. 그는 "이 내용은 이전에 쓴 초안이었을 뿐인데 조금 전 실수로 올려진 것"이라며 "나는 이미 똑같은 것을 일주일 전에 말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그는 이전의 어떤 내용이 똑같은 것인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그는 지난달 28일 "특정 이슬람권 국가의 시민에 대한 입국금지는 우리나라의 도전에 대처하는 최선의 길은 아니다"는 완곡한 반대 입장을 표명한 바 있다.
트럼프 행정부 경제자문단에 계속 참여하고 있는 머스크는 그동안 소셜미디어에서 비판의 대상이 돼 왔다. 반이민 행정명령을 반대하는 법정 의견서도 90여 개의 실리콘 밸리 기업들이 1차로 제출한 뒤에야 뒤늦게 합류했다.
그는 "맹목적 증오는 상황을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 트럼프 대통령에게 합리적인 조언을 할 수 있는 온건주의자들이 더 많이 필요하다"며 자신의 자문단 참여를 합리화해 왔다.
IT 전문매체 더버지는 이번 트위터 삭제 논란과 관련, "우버의 트래비스 칼라니크 CEO가 '우버탈퇴 운동'의 압력을 받아 자문단을 탈퇴했을 때도 머스크는 대통령 주변의 균형감을 위해 잔류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면서 "이제 머스크는 그가 공식적으로 한 말과 자신의 속마음 사이에 어떤 차이가 있는지를 설명해야 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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