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wC 조사서 '성장에 가장 중요한 나라'로 미·중 첫 공동 1위
(시드니=연합뉴스) 김기성 특파원 = 호주 주요 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이 성장세가 약화한 중국보다는 대규모 인프라 투자를 약속한 '트럼프 효과'에 편승하기 위해 미국 쪽에 다시 눈을 돌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제컨설팅업체인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가 7년 전부터 호주 CEO들을 상대로 회사 성장을 위해 가장 중요한 나라를 물어온 결과 중국은 항상 맨 앞자리를 차지했다.
하지만 호주 CEO들은 올해 처음으로 성장 전략에 가장 중요한 나라로 미국을 중국과 공동 1위로 올려놓았다고 일간 오스트레일리안 파이낸셜 리뷰(AFR)가 16일 보도했다. 두 나라는 조사에 참여한 CEO 중 각각 24%로부터 지목을 받았다.
그동안 미국은 계속 2위에 머물러왔으나 도널드 트럼프 정권의 등장과 더불어 처음 1위에 올랐다.
호주 CEO들의 이 같은 반응은 최근 자국의 유명 기업들이 중국 시장에서 고전하는 것을 참작한 것으로도 보인다.
분유업체 벨라미스(Bellamy's)가 존립 자체를 위협당할 정도로 위기에 몰리고 건강보조제 업체 블랙모어스(Blackmores)는 규제 변화로 타격을 받은 데다 주요 은행 ANZ와 보험사 IAG는 사업을 재고하는 실정이다.
반면 이행에 의문의 여지는 있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1조 달러(1천134조원) 규모의 인프라 투자를 공약한 데 따른 기대감으로 부동산이나 유료 도로 운영, 건자재 등의 업체가 미국 시장을 엿보고 있다.
PwC 호주의 루크 세이어스 대표는 "기업들이 중국 내 문제들을 의식하면서 미국에서는 정치적 불확실성에도 기회를 노리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호주 기업들의 이같은 태도는 근시안적이라는 지적도 있다.
PwC 호주의 아시아 담당 책임자인 앤드루 파커는 "일부 CEO들이 단기와 중기적인 위험 때문에 중국에서 눈을 돌리는 것으로 이해되지만, 이는 단견이고 미국에 관심을 늘리는 것은 흐름에 역행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미국 경제가 최근 국제통화기금(IMF)으로부터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정책의 불확실성에도 더 강해질 것으로 보이지만, 미국은 연간 약 2% 성장한다"며 "중국은 6.5% 성장하며 매년 국내총생산(GDP)을 7천억 달러 이상 늘린다"라고 말했다.
호주 CEO들이 중국과 미국에 이어 성장을 위해 중요한 나라로 꼽은 나라는 영국(19%), 일본(17%), 인도(16%), 뉴질랜드(15%), 싱가포르(11%) 순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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