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한성간 기자 = 알츠하이머 치매의 원인은 뇌세포의 칼슘 불균형 때문일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국 템플대학 중개의학센터(Center for Translational Medicine)의 푸자 자디야 박사는 뇌세포 안의 '발전소'인 미토콘드리아(mitochondria)의 칼슘 과잉 생산이 치매의 원인일 수 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고 메디컬 뉴스 투데이가 15일 보도했다.
세포 활동에 필요한 에너지를 만들어 내는 미토콘드리아는 칼슘 이온으로 에너지 생산을 조절하는데 이 시스템에 문제가 생겨 필요 이상으로 칼슘이 많이 만들어지면 뇌세포가 죽으면서 치매가 발생할 수 있다고 자디야 박사는 밝혔다.
치매 환자로부터 채취한 뇌 조직 샘플을 분석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이 밝혀졌다는 것이다.
건강한 사람의 경우, 신경세포의 미토콘드리아에 칼슘이 많아지면 이를 막기 위해 칼슘 이온이 미토콘드리아 나트륨-칼슘 교환기(sodium-calcium exchanger)의 도움을 받아 미토콘드리아를 빠져나가는데 치매 환자의 뇌 조직에는 이 교환기의 수치가 아주 낮아 거의 탐지되지 않을 정도였다고 자디야 박사는 설명했다.
이 때문에 칼슘이 지나치게 많아지고 활성산소도 함께 과잉 생산되면서 신경세포가 사멸했다.
활성산소는 세포의 단백질, 지질, DNA에 손상을 입혀 산화 스트레스를 유발하는 유해 산소분자이다.
자디야 박사 연구팀은 이를 확인하기 위해 치매 모델 쥐의 뇌세포를 살펴본 결과 치매가 시작되기 직전에 나트륨-칼슘 교환기를 만드는 유전자의 발현이 크게 줄어든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이는 나트륨-칼슘 교환기가 치매의 진행에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자디야 박사는 지적했다.
연구팀은 이어 치매가 유발되도록 유전자가 조작된 세포에서 나트륨-칼슘 교환기의 수치를 인공적으로 증가시켜 보았다.
그러자 예상대로 치매 세포는 정상 세포와 거의 동일한 수준까지 상태가 회복됐다.
이와 함께 아데노신 삼인산(ATP: adenosine triphosphate)이 증가하고 활성산소는 줄어들면서 사멸되는 신경세포도 감소했다.
연구팀은 현재 치매 모델 쥐의 나트륨-칼슘 교환기 유전자의 발현을 자극하는 방법으로 치매 증상을 회복시키는 실험을 진행하고 있다.
이는 약물이나 유전자 요법으로 가능하다고 자디야 박사는 밝혔다.
이 연구결과는 뉴올리언스에서 열린 미국 생물물리학회(Biophysical Society) 제61차 학술회의에서 발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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