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알렉산드르 블로크·울 엄마

입력 2017-02-16 10:52  

[신간] 알렉산드르 블로크·울 엄마

다크 사이드·어디에도 어디서도




(서울=연합뉴스) 김계연 기자 = ▲ 알렉산드르 블로크 = 최종술 상명대 러시아어문학과 교수가 쓴 알렉산드르 블로크(1880∼1921) 시인론.

블로크는 19세기 러시아 고전 시의 상속자로서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그러나 격동의 20세기 러시아는 그를 소비에트 문학의 창시자로 자리매김했다. 생의 후반부에는 서정시를 거의 쓰지 못했다. 블로크의 시에서는 러시아 문화사의 두 시대가 만난다. 저자는 "블로크의 시는 온몸과 온 가슴으로 격동의 시대를 살아낸 삶의 기록"이라며 "누군가에게는 블로크의 시가 절망의 벽에 부딪쳐 쓰러졌다 굳건히 일어날 힘을 줄 것"이라고 말한다.

"오, 봄! 끝도 한도 없어라!/ 오, 염원! 끝도 한도 없어라!/ 생이여, 이제 너를 아노라! 너를 받아들이노라!/ 방패 부딪는 소리로 너와 인사를 나누노라!// 실패여, 너를 받아들이노라!/ 성공이여, 네게 인사를 보내노라!" ('오, 봄! 끝도 한도 없어라!' 부분)

열린책들. 488쪽. 2만2천원.

▲ 울 엄마 = 1993년 등단한 시인 이희숙(74)의 세 번째 시집.

세발나물·대청우산나물·방풍나물 등 생소한 이름의 식물 섭생법부터 서래마을·우면동·북한산 등지의 일상적 풍경까지 다양한 소재에서 길어올린 시 67편을 엮었다.

"내 허리춤에도 앙바틈한 꽃눈 잎눈/ 내 몸을 뚫고 뿌리를 내린다/ 맨 처음 지구의 중심으로 뻗어 내리겠다/ 나는 서래마을에 있는데/ 기우뚱 내 몸이 봄 쪽으로 기운다/ 부암동 쪽으로 기운다/ 부암동이 저 혼자 봄을 앓고 있다" ('부암동 어질머리' 부분)

문학수첩. 152쪽. 1만원.




▲ 다크 사이드 = 우주의 온갖 범죄자들이 모이는 달의 뒷면 퍼거토리 구역. 정신질환에 걸린 한 안드로이드가 연쇄살인 행각을 벌인다. 지구에서 추방된 고독한 형사 유스터스는 지역 유명인사가 희생된 폭발사고를 조사하던 중 퍼거토리의 후계구도를 둘러싼 암투가 벌어지고 있음을 눈치챈다.

SF와 누아르를 결합한 호주 출신 작가 앤서니 오닐의 장편소설. 타락한 인간들이 달의 뒷면에 쏟아내는 잔혹한 본성이 적나라하다. 소설은 마크 트웨인의 경구로 시작한다. "사람은 누구나 달이다. 아무에게도 보여주지 않는 어두운 면이 있다."

한스미디어. 이지연 옮김. 492쪽. 1만5천원.

▲ 어디에도 어디서도 = 시인이자 소설가로 활동하는 작가 김선재(46)의 연작소설집. 치매에 걸린 노모, 산사태 사흘 만에 시신으로 발견된 아내, 화재로 목숨을 잃은 아들. 남겨진 이들이 죽음 너머를 바라다보는 이야기 5편을 엮었다.

"언제나 나는 사이의 세계에 있다. 당신들이 누운 간격 사이. 혹은 당신들이 서로를 알아볼 수 없는 어둠과 그 어둠의 뒤편 사이. 오래된 과거와 길지 않은 미래 사이. 그게 어떻게 가능한 것인지는 나로서도 알 수 없다."

문학실험실. 156쪽. 1만원.

dada@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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