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문정식 기자 = 미국의 투자 귀재인 조지 소로스가 도널드 트럼프의 대통령 당선 이후 증시가 상승세를 거듭한 영향으로 거의 10억 달러를 날리면서 하락 베팅 포지션을 대부분 정리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그가 소유한 투자회사인 소로스 펀드 매니지먼트가 지난 14일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공시 자료에 따르면 소로스는 지난해 4분기에 금광회사인 배릭 골드의 주식을 모두 처분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4분기는 금 가격은 3년반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시기였다. 소로스가 매각한 배릭 골드 주식의 평가액은 5천500만 달러에 상당한다.
소로스 펀드 매니지먼트는 지난해 1분기만 해도 배릭 골드 주식 1천940만주를 보유하고 있었다. 세계 최대의 금광 회사인 배릭 골드의 주가는 올해 들어 21% 상승해 소로스는 결과적으로 좋은 기회를 놓친 셈이다.
소로소 펀드 매니지먼트는 지난해 3분기에는 세계 최대의 금 ETF(상장지수펀드)인 SPDR 골드 트러스트의 주식도 처분한 바 있어 배릭 골드만이 유일하게 금과 관련된 투자 자산으로 남아있었다.
공시 자료에 따르면 소로스는 다행히도 지난해 4분기에 페이스북과 타임 워너와 콜스, 골드만삭스의 주식을 새로 매수했고 T모바일의 지분을 늘린 덕에 다소간의 이득을 챙긴 것으로 보인다.
페이스북의 주가는 올해 들어 16% 상승했고 T모바일이 6.6%, 골드만삭스가 5% 가량 상승했기 때문이다. 반면에 타임 워너는 0.2%가 하락했고 콜스는 13% 하락했다.
소로스 펀드 매니지먼트는 막대한 부채로 허덕이는 캐나다의 제약회사 밸리언드 파머슈티컬스에 대해서는 50만주에 상당하는 풋 옵션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 회사의 주가 하락을 내다보는 투자 포지션이다.
소로스 펀드 매니지먼트는 소로스 일가의 보유자산 260억 달러를 운용하고 있다. 이 가운데 절반 가량은 다른 헤지펀드와 투자회사들에 운용을 위탁하고 있는 상태다.
소로스는 수년간 투자에서 손을 떼고 있다가 지난해 여름 복귀했다. 그가 시장에 되돌아온 것은 향후 글로벌 경제에 어려움이 닥쳐 큰 수익을 낼 기회가 있다고 판단한 때문이었다.
그는 복귀 직후 펀드 매니저들에 미국 주식을 대거 팔아치우고 금과 금광회사들의 주식을 사들일 것을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었다. 금은 시장이 불안한 시기에는 안전한 자산으로 각광을 받곤 한다.
한편 투자자산으로 금을 오랫동안 선호했던 억만장자 투자자 존 폴슨도 금에 대한 베팅을 축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가 이끄는 투자회사인 폴슨 앤드 컴퍼니는 지난해 3분기 말에 SPDR 골드 트러스트의 주식을 480만주에서 440만주로 줄였다. 평가액도 이에 따라 6억 달러에서 4억7천800만 달러로 내려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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