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언론인 앤드루 새먼 "김정남 피살에 北흔적 남아있다"

입력 2017-02-16 11:54  

英언론인 앤드루 새먼 "김정남 피살에 北흔적 남아있다"

"北 소행이면 매우 위험하고 무례한 행동"

한국전 저서 집필 공로로 대영제국훈장 수상

(서울=연합뉴스) 이상현 기자 = 한국에서 활동하며 남북관계에 천착해온 영국 언론인 앤드루 새먼은 16일 최근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이복형인 김정남 피살과 관련, "아직 정보가 많지는 않지만, 범행에 북한의 흔적(fingerprint)들이 남아있다"고 말했다.

새먼 기자는 이날 오전 서울 정동 주한영국대사관저에서 열린 대영제국훈장 수여식에서 관련 질문을 받고 "과거 북한이 여성 암살범이나 독극물 등을 활용해 범행한 전례들이 있다"면서 김정은 정권이 지시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그는 또 범인들이 범행 장소로 공항을 택한 것에 대해서는 "많은 사람이 있어서 목표에 접근이 쉽고, 목표가 언제 어디에 있을지 알기 쉽고, 목표가 무기를 소지할 수도 없기 때문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새먼 기자는 이어 "만약 북한의 소행임이 밝혀진다면, 이것은 매우 위험하고 무례한 행동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새먼 기자는 이날 한국전쟁 및 영국의 한국전쟁 참전 관련 내용을 세계에 알려온 공로를 인정받아 대영제국훈장(MBE)를 받았다.

새먼은 영국 출신 저널리스트이자 역사가로 한국에 깊은 관심을 보여왔으며, 영국 참전용사들과의 인터뷰를 토대로 한국전쟁 당시 전투를 묘사한 '그을린 대지와 검은 눈' 등 저서로 유명하다.

그는 "요즘은 1953년(한국전쟁 휴전한 해) 이후 현재까지의 한국 역사에 대한 책을 쓰고 있다. 가제는 '끝이 없는 전쟁'이다"라면서 "박정희 전 대통령의 보디가드와 탈북자들, 특수부대원 등을 인터뷰했다"고 소개했다.

새먼 기자는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이후 한영관계에 대해서는 "영국은 한국을 좋은 협력 파트너로 인지하고 있다"면서 "양국간 경제 협력과 관련해 서로 배울 점이 많으리라 생각한다"고 전망했다.

그는 다만 브렉시트 자체는 '재앙'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영국이 안 좋은 선택을 했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어 "영국 파운드화가 약세를 보이다 보니 유학이나 사업을 위해서는 좋은 환경이 될 것"이라고 농담했다.

이날 새먼 기자는 여러 경로를 통해 수집한 한국전쟁 관련 사진과 그림을 직접 소개하면서 한국전쟁에 대한 연구 성과를 소개하기도 했다.

찰스 헤이 주한 영국대사는 축사에서 "일반적으로 전쟁사는 매우 건조하고 인간미를 느끼기 힘든데 새먼의 연구를 통해 개인이 어떤 참전 역사를 지녔는지 볼 수 있다"며 "전쟁에 참가한 개인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도록 도와주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평가했다.

hapyry@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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