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단보도 안심 못한다…교통사고 사망자 '하루 1명 이상'

입력 2017-02-17 07:00   수정 2017-02-17 15:46

횡단보도 안심 못한다…교통사고 사망자 '하루 1명 이상'

사고 매년 1만2천건 안팎…노란색 칠하고 우회전 신호기 설치 추진

(전국종합=연합뉴스) 이재림 기자 = 전국 횡단보도에서 발생하는 교통사고가 매년 1만2천여건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사망자는 400명 안팎에 이른다.

정부와 국회는 도심 제한속도를 낮추거나 교차로 우회전 신호기 설치를 추진하는 등 사고 건수를 줄이기 위한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17일 자유한국당 정용기 국회의원이 경찰청으로부터 받은 자료를 보면 최근 5년간 횡단보도 보행자 교통사고는 2012년 1만2천488건, 2013년 1만1천775건, 2014년 1만2천142건, 2015년 1만2천602건 등을 기록했다.

지난해 상반기까지 접수된 사고 건수도 6천건에 육박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사망자 수는 매년 400명 안팎이다. 하루에 한 명 이상 사망하는 셈이다. 부상자는 1만3천여명 이나 되는 것으로 집계됐다.

정부는 최근 확정한 '제8차 국가교통안전기본계획'을 통해 보행자 사망 사고를 줄이기 위한 각종 대안을 제시했다.

횡단보도를 좀 더 많이 놓을 수 있도록 관련 기준을 손질하는 한편 보행자 보호를 위반해 인적 피해를 유발하는 행위에 대해서는 벌점을 높이기로 했다.

도심 내 차량 제한속도는 현행 시속 60㎞에서 시속 50㎞ 이하로 줄이고, 이면도로는 시속 30㎞로 단계적으로 낮출 방침이다.

지방자치단체도 국제아동인권센터와 힘을 합쳐 초등학교 주변 횡단보도에 어린이 보행자 교통사고 예방을 위한 '옐로카펫 사업'을 벌이고 있다.

옐로카펫은 횡단보도 대기 공간 벽면과 바닥을 노란색으로 표시해 운전자의 눈에 잘 띄게 한 시설이다. 서울시의 경우 효과가 크다고 보고 2018년까지 300곳 설치를 목표로 하고 있다.

경기도에선 남부지방경찰청 특수 시책으로 지난해 3월부터 초등학교 앞 횡단보도에 노란 발자국을 그려 넣는 '노란 발자국 프로젝트'를 펼치고 있다.






국회 차원에서도 횡단보도 교통사고 예방 법안 마련에 나섰다.

대부분 직진·좌회전 신호기만 설치된 우리나라 교차로에 필요한 경우 자치단체장이 우회전 신호기를 같이 둘 수 있도록 도로교통법을 손보기로 했다.

개정안을 대표 발의한 정용기 의원은 "차량 운전자들은 교차로 횡단보도에서 차량 신호와 관계없이 무심코 우회전하는 경우가 많다"며 "운전자가 교차로에서 우회전할 때 개인의 주의력이나 판단력에만 의존하다 보니 결과적으로 횡단보도를 건너는 보행자 교통사고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세계적으로 이런 비보호 우회전을 허용하는 나라는 미국 일부 지역과 캐나다, 우리나라 등 3곳뿐이라고 정 의원은 부연했다.

정 의원은 "법률안이 통과되면 보행자 중심 교통시스템 확립과 더불어 교통사고 예방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walde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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