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스팔트 훈련은 추억으로'…위용 드러낸 평창 슬라이딩센터

입력 2017-02-16 14:56   수정 2017-02-18 23:35

'아스팔트 훈련은 추억으로'…위용 드러낸 평창 슬라이딩센터

봅슬레이·스켈레톤·루지 등 썰매 전용 트랙…세계 17번째

총 길이 2천18m·16개 커브…삼중 충돌방지 시스템



(평창=연합뉴스) 김승욱 기자 = "아스팔트 바닥에서 훈련하던 게 엊그제 같은데…."

봅슬레이 대표팀의 원윤종(32·강원도청)은 요즘에도 강원도 평창에 들어선 알펜시아 슬라이딩센터를 떠올리면 저절로 입가에 미소가 번진다.

"평범한 산이었던 곳에 이런 훌륭한 트랙이 생기다니 꿈만 같다"는 게 봅슬레이의 원윤종-서영우(25·경기BS연맹), 스켈레톤의 윤성빈(23·한국체대)이 이구동성으로 하는 소리다.

알펜시아 슬라이딩센터는 지난해 완공됐다.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봅슬레이, 스켈레톤, 루지 등 썰매 3개 종목 경기가 열릴 장소다.

이 트랙이 완성되기 전만 해도 대표팀 선수들은 바퀴가 달린 썰매로 아스팔트 위에서 훈련해야 했다.

알펜시아 슬라이딩센터는 전 세계에서 17번째로 지어진 썰매 전용 트랙으로 국제봅슬레이스켈레톤경기연맹(IBSF), 국제루지경기연맹(FIL)으로부터 사전 승인도 받았다.

불과 몇 년 전까지 '썰매 불모지'였던 한국에는 트랙을 지을 만한 기술이 없었다.

결국, 독일의 기술력을 들여와 국제 기준에 부합하는 슬라이딩센터를 완공했다. 냉동배관 지지대는 자체 개발해 공사 기간을 18개월 단축하기도 했다.

총 길이가 2천18m인 알펜시아 슬라이딩센터는 16개의 커브로 이뤄져 있다.

중력 가속도의 5배에 달하는 압력을 받는 12번째 커브는 선수들이 가장 어려워하는 구간으로 꼽힌다.

최고점과 최저점의 고도 차는 120m다.

썰매 종목의 최고 속도는 시속 150㎞ 안팎에 달하고 0.001초의 차이로 메달 색깔이 바뀐다.


관중이나 시청자에게는 더없는 짜릿함을 선사하지만, 선수들은 자칫하면 생명과 직결되는 사고를 당할 수도 있다.

실제 2010년 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는 조지아의 루지 선수인 노다르 쿠마리타슈빌리(당시 21세)가 공식 훈련을 하다 전복된 썰매에서 튕겨 나가 기둥에 부딪혀 사망하는 사고도 있었다.

알펜시아 슬라이딩센터는 안전성을 높이기 위해 트랙 곳곳에 목재 범퍼와 이탈방지벽 등으로 삼중 충돌방지 시스템을 만들었다.

공사 단계에서는 우여곡절도 있었다.

IBSF와 FIL은 지난해 10월 '기술감사 최종보고서'에서 "잘못 운영하거나 사고가 발생하면 심각한 위험에 처할 수 있다"며 개선해야 하는 사항을 45건이나 지적했다.

트랙의 얼음을 얼리는 펌프 설비에 결함이 있다는 게 지적의 핵심이었다.

결국, 평창 동계올림픽 조직위원회와 강원도는 많은 수고를 들여 이런 지적 사항을 모두 개선했다.

올림픽에 대비해 최대한 많은 훈련을 소화하려던 봅슬레이·스켈레톤, 루지 대표팀은 일정 차질을 감수해야 했다.

이곳에서는 오는 17~19일 루지 월드컵 겸 올림픽 테스트이벤트가 펼쳐진다. 16일 현재 총 30개국 150명의 루지 선수가 이곳에서 연습에 한창이다.

다음 달에는 봅슬레이·스켈레톤 월드컵 겸 올림픽 테스트이벤트가 열린다.

ksw08@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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