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총리 "신분증 2개, 숨진 '김철'은 김정남 맞다…구체적 사인은 미확인"
(쿠알라룸푸르=연합뉴스) 김상훈 황철환 특파원 = 말레이시아가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이복형 김정남의 시신을 인도해 달라는 북한의 요청을 받았다면서 수사 절차를 밟아 인도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김정남 피살 사건이 북한의 소행이라는 관측들이 나오지만, 말레이 정부는 현재로썬 북한 배후설은 추측일 뿐이라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16일 AFP통신과 현지 베르나마 통신에 따르면 아흐마드 자히드 말레이시아 부총리는 지난 13일 말레이시아에서 숨진 "김정남의 사망 뒤에 북한이 있다는 건 현재그저 추측"이라고 말했다.
자히드 부총리는 "말레이시아 땅에서 발생한 그의 죽음은 두 나라(말레이시아와 북한)의 현재 관계에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김정남 시신에 대해 "어떤 외국 정부라도 요청하면 이를 가능하게 할 것"이라며 북한에 인도할 방침을 설명했다.
다만 (인도하기 전에) "밟아야 할 절차들이 있다"며 "우리의 정책은 어떤 외국 국가와의 양자 간 관계라도 존중해야만 한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모든 경찰(수사)과 의학적 절차가 마무리된 이후에 (북한) 대사관을 통해 가까운 친족에게 이 시신을 보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자히드 부총리는 이날 한 현지 행사에 참석하고 나서 기자들의 관련 질문에 답하면서 북한이 말레이 측에 시신 인도를 요청한 사실이 있다고 확인했다.
김정남은 쿠알라룸푸르 공항에서 셀프 체크인 기기를 이용하다 여성 2명에 접촉된 직후 신체 이상을 호소하며 공항 카운터에 도움을 요청했고 병원에 옮겨지던 중 숨졌다.
말레이시아는 그동안 숨진 북한 남성이 '김철'이라고만 확인했으나 이날 이 남성이 김정은의 이복형 김정남이 맞다고 공식적으로 확인했다.
자히드 부총리는 "그(김정남)는 두 개의 다른 신분증을 가지고 있었다"며 "아마도 이것(김철 신분)은 위장용 서류이고 이것(김정남 신분)이 진짜 여권인 것 같다"고 설명했다.
말레이 당국은 15일 김정남 시신에 대한 부검을 실시했으며 그 결과는 주말께 발표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자히드 부총리가 김정남의 사인이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고 말했다고 일본 교도통신이 이날 보도했다.
그는 "김정남의 시신을 해부했지만 사인은 특정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교도통신은 말레이시아 언론을 인용해 말레이 정부가 시신의 혈액 샘플을 검사하면서 사망원인 규명을 서두르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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