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아트페어 디렉터 "韓미술 다양성 매력…젊은 작가 주목"

입력 2017-02-16 15:44  

프랑스 아트페어 디렉터 "韓미술 다양성 매력…젊은 작가 주목"

'피악' 부활 이끈 제니퍼 프레이 디렉터 인터뷰




(서울=연합뉴스) 정아란 기자 = 2003년 프랑스의 한 미술 잡지에 '피악 30주년, 생일인가 장례식인가'라는 특집 기사가 살렸다. 파리에서 매년 열리는 아트페어(미술품 장터)인 피악(FIAC)의 당시 상황을 짐작할 수 있게 한 기사였다.

10여 년 전만 해도 존폐 갈림길에 섰던 피악은 현재 스위스 바젤, 미국 시카고와 함께 세계 3대 아트페어로 꼽힌다. 부활을 이끈 개혁의 중심에는 제니퍼 프레이(58) 피악 총괄 디렉터가 있다. 예술경영지원센터 특강을 위해 한국을 찾은 프레이 디렉터를 16일 서울 종로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파리의 갤러리에서 일하다 2003년 피악 디렉터가 됐을 때 솔직하게 말했어요. 모든 것을 바꿔야 한다, 무엇 하나 지킬 것이 없다고 말이죠."

유럽 경제위기와 파리 외곽으로의 행사장 이전, 경쟁자(영국 프리즈 아트페어)의 등장 등의 악재가 잇따르면서 피악은 내리막길을 걸었다. 오랜 경기 침체와 아트 바젤 홍콩의 등장으로 위축된 한국 미술 시장의 현재와 겹친다.

프레이 디렉터는 "작은 규모의 갤러리들부터 피악을 떠나기 시작했다"면서 "현지 예술 커뮤니티와 다시 끈끈한 관계를 형성하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프레이 디렉터를 비롯한 피악 직원들은 작가와 갤러리, 수집가들과 일대일 대면 접촉을 강화했다. 새로운 갤러리(작가)를 발굴하는 데도 열성이었다. 2003년 당시와 비교할 때 지금도 피악과 함께 일하는 갤러리의 비율이 20% 이하라는 점이 이를 보여준다. 피악은 조폐국, 퐁피두 센터 등 파리의 다양한 공공기관과도 유기적인 관계를 구축했다.






피악이 2006년 그랑팔레로 돌아온 것도 부활의 직접적인 계기가 됐다. 그랑 팔레는 1900년 파리 만국박람회를 기념해 건립된 건축물이다. 프레이 디렉터는 "파리 도심으로 옮겨오지 않았다면 부활의 가능성은 희박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트페어는 컨벤션 센터보다 한국 문화의 정수를 느낄 수 있는 곳에서 열리는 것이 맞아요. 그랑팔레가 낡고 공간이 작다는 한계점도 있지만, 프랑스 문화의 정수를 담고 있다는 상징성이 있기에 사람들의 사랑을 받는다고 생각합니다."

프레이 디렉터는 19일까지 한국에 머무르면서 갤러리와 미술관들을 둘러볼 계획이다. 그는 "한국 현대미술에는 다양한 경향과 흐름이 공존한다"면서 "한국 단색화도 고유한 역사와 전통을 기반으로 한 것이기에 매력적"이라고 평가했다.

"단색화가 주목받으면서 해외에서 한국 현대미술의 다른 영역에도 관심을 두게 됐다는 점도 중요하다고 봅니다. 가령 어제 작품을 본 윤석남 씨도 단색화가가 아니지만, 멋진 설치미술을 하더라고요. 젊은 작가 중에서도 흥미를 끄는 사람들이 많고요."

올해 10월에 열리는 피악의 참가 갤러리를 선정하는 작업은 3월 말에 시작된다. 작년 피악의 경우 국내에서는 국제갤러리와 PKM갤러리가 참여했다. 프레이 디렉터는 "젊고 새로운 한국 갤러리들이 많이 참여했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현대미술은 우리 삶과 밀접히 관련돼 있어요. 아트페어는 더 많은 사람이 현대미술에 접근할 수 있게 해주는 장이라고 봅니다. 매년 피악 덕분에 파리 도시 전체가 활기를 띠게 된답니다."






aira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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