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조 넘는 사업비 조달 가능성 우려…지역사회 갈등 해결도 숙제
이전후보지 선정·주변지원계획 수립·주민투표 등 과정 거쳐야
(대구=연합뉴스) 최수호 기자 = 대구 숙원사업인 '대구공항 통합이전'이 16일 실질적인 첫발을 뗐다.
이날 국방부 발표로 통합공항 예비이전 후보지는 경북 군위군 우보면 단독지역과 의성군 비안면·군위군 소보면 공동지역 2곳으로 결정 났다.
그러나 밟아 나가야 할 이전 절차와 풀어야 할 과제는 아직 많이 남아 있다.
대구시 등은 별다른 돌발상황이 발생하지 않는다면 2018년 통합공항 건설에 착공해 2023년 개항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
시에 따르면 예비이전 후보지 선정 다음 단계로 이전 후보지 선정, 새 공항 주변 지역 지원계획 수립, 이전 대상지 선정 계획수립공고, 주민투표, 유치신청, 이전 대상지 확정 등 과정을 거친다.
시 관계자는 "예비이전 후보지를 당장 단수로 압축하지 않는다"며 "2곳 모두에 기회는 열려 있고 적법한 절차에 따라 최종 이전 대상지를 결정할 것이다"고 말했다.
통합공항은 11.7㎢ 터에 짓는다. 소음 완충 지역(3.6㎢)을 포함하면 전체 터는 15.3㎢로 늘어난다. 기존 대구공항보다 2.3배 큰 규모다.
계류장, 청사, 주차장 등 새 민간공항이 들어설 터도 기존 0.17㎢보다 2배 정도 넓다.
기존 대구공항은 길이 2천743m, 2천755m 활주로 2개를 군과 민간이 함께 사용했다. 그러나 신설 통합공항에는 3천500m가 넘는 활주로를 2개 이상 만들 계획이다.
시는 "길이 3천500m 이상 활주로가 있어야 아시아권은 물론 유럽·북미 노선을 커버할 수 있다"며 통합공항 활성화를 위한 필수 조건이라고 강조했다.
통합공항 시설 가운데 제11전투비행단, 군수사령부, 공중전투사령부 등 군 시설은 군공항 이전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에 따라 '기부 대 양여 방식'으로 마련한다.
K-2 기지를 옮기는 곳에 대구시가 미리 필요한 모든 시설을 지어 준다. 2023년∼2026년 기존 K2기지 터를 개발한 이익금으로 이전 비용 모두를 충당하는 것이다.
군 시설 건설, 주변 지원사업 비용 등을 합쳐 모두 7조2천465억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국토교통부는 현 민간공항 터 매각대금 등을 활용해 지역 거점공항으로서 장래 항공수요에 대응할 수 있는 규모로 새 시설을 만든다.
문제는 군 시설 건립 등에 쓸 막대한 비용을 통합공항 이전 대상지를 확정하는 시점에 맞춰 확보하는 것이 가능한지 아닌지다.
시는 통합공항 이전 프로젝트에 참여할 사업자를 찾기 위해 한국토지주택공사(LH), 자금력 있는 대기업 등과 접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부동산 경기 악화 등 변수에 따라 기존 K-2기지 개발 이익금이 줄어들 수 있어 사업자 확보가 쉽지 않을 수도 있다고 우려한다.
이 때문에 시 내부에서는 "K-2 기지를 개발하는 과정에서 미분양이 발생하면 정부가 매입을 보증하는 방안 등을 검토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대구와 경북 주요 도시에서 30분∼1시간 만에 통합공항에 도달할 수 있도록 접근성을 개선하는 것도 숙제다.
시는 상주∼영천 고속도로(94㎞), 부계∼동명 간 연결도로(14㎞) 건설을 추진 중이다.
또 국토교통부와 중앙고속도로 금호 JC∼가산IC 간 25㎞를 확장하고 성주∼군위 고속도로(23㎞), 조야∼동명 광역도로(9.7㎞)를 건설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 밖에 일각에서 제기한 '군공항 이전, 민간공항 존치' 주장과 예비이전 후보지 주민 반발 등 지역사회 갈등을 해결하는 것도 과제로 꼽힌다.
대구시 관계자는 "통합공항 이전은 단순히 새 공항을 건설하는 것이 아니라 침체를 거듭하는 대구·경북 미래 생존권이 달린 중대한 사업이다"며 "새 역사를 만들어 가는 것에 시·도민 성원과 동참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suho@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