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러 날 선 설전…양국 관계 개선 기대 흔들리나(종합)

입력 2017-02-17 00:22  

美-러 날 선 설전…양국 관계 개선 기대 흔들리나(종합)

美 국방 "러와 힘으로 협상할 것…아직 군사협력 준비 안돼"

러 국방 "힘 앞세운 대화 전망 없어"…푸틴 "나토가 도발 지속"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러시아에 우호적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으로 고조됐던 미-러 관계 개선 기대가 현실적 어려움에 직면하고 있는 가운데 양국 국방장관이 날 선 설전(舌戰)으로 기 싸움을 벌였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도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가 러시아를 계속해 도발하고 있다면서 비난에 가세했다.

타스 통신 등에 따르면 제임스 매티스 미국 국방장관은 15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의 나토 본부에서 열린 나토 국방장관회의에 참석해 연설하면서 러시아에 힘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매티스 장관은 "우리는 여전히 러시아와의 협력 관계 복원 가능성을 열어 놓고 있지만 스스로의 기대에 대해 현실적이다"면서 "우리 외교관들이 러시아와 힘을 내세워 협상하는 것을 보장한다"고 말했다.

그는 "나토가 스스로의 가치를 포기하면서 러시아로 하여금 행동을 통해 이 자리에 참석한 누구보다(나토 회원국들보다) 더 크게 얘기하는 것을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나토는 러시아와의 협력 가능성을 모색하고 있지만 동시에 우리는 러시아가 국제법에 어긋나게 행동하려고 할 경우 스스로를 보호해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러시아와의 관계 복원을 위해 무조건 양보하지 않고 불법적 행동에는 힘으로 강경하게 대응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됐다.

이에 러시아 국방장관도 곧바로 응수에 나섰다.

세르게이 쇼이구 국방장관은 16일 매티스 미 국방장관의 발언에 대해 논평하며 "러시아 국방부는 미 국방부와 협력을 복원할 준비가 돼 있지만 만일 러시아와 힘을 내세워 대화를 하려 한다면 그러한 시도는 전망이 없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매티스 장관의 러시아 때리기는 계속 이어졌다.

그는 이날 나토 국방장관회의가 끝난 뒤 기자회견에서 쇼이구 장관의 발언에 대한 논평을 요청받고 "내가 말할 수 있는 것은 나토는 스스로의 원칙과 행동 방식을 보호할 준비가 돼 있는 동맹이라는 것이다"고 강조했다.

나토가 스스로의 가치와 원칙을 지키기 위해 러시아와의 대결도 불사하겠다는 의미였다.

매티스는 이어 나토는 아직 러시아와 군사적으로 협력할 준비가 돼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우리는 지금 당장 군사적 수준에서 협력할 위치에 있지 않다"면서 "하지만 우리 정치 지도자들이 공통의 기반과 전진을 위한 방안을 찾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과 나토가 러시아와의 더 긴밀한 군사적 유대를 고려하기 전에 러시아가 먼저 스스로를 '증명해야 한다'면서 "러시아에 대한 (요구의) 핵심은 그들이 우리가 모든 지구 상의 다른 나라들에 기대하는 것처럼 국제법에 따라 살아야 한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러시아의 공격적 행동과 국제 테러리즘이 나토의 주요 위협이라고 지적했으며, 러시아가 여러 민주국가의 선거 과정에 개입했다는 데 의심을 갖고 있지 않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미국은 러시아가 지난 2014년 우크라이나로부터 크림반도를 병합한 뒤 러시아와의 군사 관계를 전면 중단했다.

한편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이날 나토가 스스로의 행동으로 러시아에 도발을 자행하고 대결국면으로 끌어들이고 있다고 비난했다.

푸틴은 정보기관 회의를 주재하는 자리에서 "나토는 러시아 억제를 공식적으로 새로운 임무로 천명했다"면서 "이 목적을 위해 나토의 추가적 확대가 추진되고 있고 나토 회원국 국경 밖으로 전략적 무기와 재래 무기 등을 배치하는 과정이 가속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동안 미국과 러시아 양국에선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 정권에서 최악의 수준으로 악화했던 두 나라 관계가 친러 성향의 트럼프 대통령 집권으로 크게 개선될 것이란 기대가 높았었다.

하지만 양국 갈등의 배경이 된 핵심 현안인 우크라이나 사태와 서방의 대(對)러 제재 문제 등에서 트럼프 행정부가 진전된 양보책을 내놓지 않으면서 관계 복원 기대가 흔들리고 있다.

미국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로부터 병합한 크림반도를 돌려주지 않는 한 대러 제재를 해제할 수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고, 러시아는 자국 영토가 된 크림 반환은 있을 수 없다며 강하게 맞서고 있다.





cjyou@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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