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서 윤동주 시인을 기리다…탄생 100주년 추모행사

입력 2017-02-16 19:06  

도쿄서 윤동주 시인을 기리다…탄생 100주년 추모행사

(도쿄=연합뉴스) 김정선 특파원 =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이 없기를,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나는 괴로워했다"

'서시'의 국민 시인 윤동주(1917~1945) 탄생 100주년과 사망 72주년을 맞아 그의 삶과 문학세계를 기리는 추모행사가 16일 저녁 도쿄 지요다(千代田) 구 한국 YMCA 호텔 9층 강당에서 열렸다.

서울시인협회 주최로 '윤동주 시인이 그리운 밤'이라는 주제로 진행된 이날 행사에는 한국에서 온 시인 40여 명과 윤동주의 시를 사랑하는 일본인 등이 함께했다.

유자효 시인은 인사말에서 "올해 한국 문단에선 윤동주를 기리는 여러 행사가 열리고 있다"며 "찬란한 그의 시를 매개로 한일 문단에도 교류의 연이 이어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진 주제강연에서 우에무라 다카시(植村隆) 가톨릭대 초빙교수는 "일본 제국주의는 윤동주를 치안유지법으로 구속하고 옥사하게 했다"며 "일본의 침략과 식민지 지배로 얼마나 많은 윤동주가 피해를 받았겠느냐. 일본인으로서는 결코 잊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우에무라 교수는 "윤동주의 시집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가 일본에서 번역 출간된 것이 1984년이었다"며 "윤동주가 옥사한 교도소가 있는 후쿠오카(福岡)에선 시민들이 1994년부터 그의 시를 읽는 모임을 지속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아사히 신문 기자로 재직 시절 일본 사회에 위안부 문제를 알리는 데 크게 기여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재일동포 르포작가 유재순은 '일본 고교 검정 국어 교과서에 윤동주의 서시가 실린 과정'이라는 제목의 강연에서 1989년부터 윤동주의 시가 교과서에 실리게 된 상황을 되짚었다.

행사에선 김재홍 문학평론가의 '윤동주 시의 문학적·시대적 재평가', 허형만 목포대 명예교수의 '한국 시인의 롤 모델로서 윤동주' 등의 강연에 이어 윤동주의 대표 작품을 읊어보는 낭송회도 펼쳐졌다.

행사를 객석에서 지켜본 40대의 고노 치에(河野千繪) 씨는 "20대부터 이런 멋진 시인이 있나 생각하며 윤동주 시인에게 관심을 가졌다"며 "일본에서 힘든 시기를 거친 그의 작품을 일본어 번역서로 지금도 자주 읽고 있다"고 말했다. 고노 씨는 "문학의 힘은 강하지 않느냐"며 "한일 관계에도 윤동주 문학의 힘이 영향을 미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윤동주는 1942년 일본으로 건너가 도쿄 릿쿄대, 교토(京都)의 도시샤대에서 공부했다. 1944년에 징역 2년의 형이 확정돼 후쿠오카 교도소에 갇혀 있다가 1945년 2월 16일 옥사했다.




jsk@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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