틸러슨 "러에 우크라 사태 해결 합의 이행 촉구"…라브로프 "對러 제재해제 논의안돼"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과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이 16일(현지시간) 독일 본에서 회동했다.
이날부터 이틀 동안 본에서 열리는 주요20개국(G20) 외교장관회의에 참석한 두 장관이 G20 회의에 앞서 양자회담을 열었다고 타스 통신 등이 보도했다.
이날 미-러 외무장관 회담은 틸러슨 장관이 취임하고 난 뒤 이루어진 라브로프 장관과의 첫 개인적 접촉이자,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정부 출범 이후 미국과 러시아 정부 간에 이루어진 첫 번째 최고위급 회담이기도 했다.
라브로프 장관은 회담이 끝난 뒤 기자들에게 "실용적이고 실무적이며 생산적 회담이었다"면서 "양국 대통령이 지난달 28일 전화통화에서 원칙적 수준에서 논의한 여러 방향을 따라 어떻게 나아갈지에 대해 서로의 견해를 제시했다"고 소개했다.
그는 이어 "틸러슨 장관이 미-러 관계 복원에 대한 미국 측의 의지를 확인했다"면서 "그러나 양국 간 이견을 단시간에 극복할 수는 없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양국은 또 시리아를 포함한 여러 지역에서의 테러리즘과의 전쟁에 관한 두 나라의 관심을 확인했다고 라브로프는 덧붙였다.
그는 미국의 대러 제재 해제 문제는 이날 회담에서 논의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틸러슨 장관은 이날 회담에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분쟁 해결을 위한 민스크 협정 합의들을 준수하고 우크리아나에서의 폭력 수위를 낮출 것을 촉구했다고 밝혔다.
틸러슨은 "미국은 자국민에게 이익이 되는 실질적 협력 분야를 찾기 위해 러시아와의 협력을 검토하겠지만, 서로 의견이 일치하지 않는 분야에서는 미국과 그 동맹국들의 이익과 가치를 수호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강조해온 러시아와의 관계 개선을 위해 무조건적이고 일방적인 양보를 하지는 않겠다는 뜻으로 해석됐다.
이에 앞서 라브로프 장관은 회담을 시작하면서 '미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과 반대 진영 간의 정치적 논란에 대해 우려하지 않는가'란 질문에 "우리는 다른 나라의 내정에 간여하지 않는다"고 일축했다.
미국에선 트럼프 정부의 지나치게 우호적인 대러 태도와 트럼프 진영과 러시아 정보기관과의 접촉 의혹 등을 둘러싸고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미 국무부 대변인은 앞서 '틸러슨 장관이 우크라이나 사태와 관련 러시아에 보다 유화적 태도를 취할 것인가'란 질문에 "(트럼프) 대통령도 이미 대러 제재 해제에 관해 얘기하는 것은 이르다는 입장을 밝혔다"면서 미국이 당장 대러 제재를 해제할 가능성은 없음을 분명히 했다.
cjyou@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