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새' 시샘한 대관령 돌풍…방풍막 재조정 불가피

입력 2017-02-17 07:18  

'인간 새' 시샘한 대관령 돌풍…방풍막 재조정 불가피

바람 영향 절대적인 스키점프, 강풍으로 '골머리'




(평창=연합뉴스) 이대호 기자 = 언덕을 빠른 속도로 내려와 100m 안팎을 뛰는 스키점프는 바람의 영향이 절대적인데, 강한 바람은 선수를 위험에 빠트리는 불청객이다.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스키의 꽃' 스키점프 경기가 열릴 알펜시아 스키점프센터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스키점프를 할 수 있는 곳이다.

그런데 알펜시아 스키점프센터가 자리한 대관령은 풍력발전 설비를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을 정도로 바람이 강한 곳이다.

실제로 국제스키연맹(FIS)은 알펜시아 스키점프센터의 강한 바람 때문에 국제대회 개최에 우려를 표시하기도 했다.

결국, 평창 동계올림픽 조직위원회는 40여억 원을 들여 스키점프대 뒤에 방풍막을 설치한 끝에야 FIS의 'OK 사인'을 받을 수 있었다.

14일부터 16일까지 알펜시아 스키점프센터에서 열린 FIS 스키점프 월드컵은 새로 설치한 방풍막의 효과를 확인해 볼 좋은 기회였다.

대회 기간 내내 어김없이 강한 바람이 불었고, 16일에는 강풍 때문에 라지힐에서 실시할 예정이었던 남자부 경기를 노멀힐로 변경하기까지 했다.

FIS는 풍속 초속 3m면 선수의 점프를 금지하고, 선수의 안전까지 위협할 정도로 바람이 불면 대회를 취소할 수 있도록 정했다.

이날 강원도 산간에는 강풍 주의보가 발효됐고, 점프 타워 주변에는 초속 10m의 강풍이 불어닥쳐 선수들은 경기 진행에 어려움을 겪었다.

스키점프 선수가 좋아하는 바람은 순풍이 아닌 역풍이다.




공중에 떠 있는 스키점프 선수는 적당한 역풍을 받아야 양력을 유지해 안정적으로 멀리까지 뛸 수 있다.

하지만 16일 알펜시아 스키점프대를 덮친 강풍은 순풍이었고, 세계 최고 수준의 선수들은 바람 때문에 완벽하게 제 기량을 펼치지 못했다.

'스키점프 여제' 다카나시 사라(일본)는 "바람이 너무 강해서 경기하기 까다로웠다"고 말했고, 일본 언론도 "풍력발전 설비가 있는 곳에서 스키점프를 하는 게 위험하다"며 지적하기도 했다.

박정민 평창조직위 스키점프 담당 예보관은 "사실 스키점프대 꼭대기에서 강한 바람이 부는 게 문제가 아니라, 점프와 랜딩 포인트에서 어떤 바람이 부는지 중요하다"면서 "남자 선수의 스키점프대를 교체한 건 선수가 착륙하는 지점에 바람이 변화무쌍해서다. 대관령 바람은 초 단위로 변화무쌍하게 바뀐다"고 설명했다.

이날 강풍은 순조로운 월드컵 진행을 방해했지만, 평창 조직위원회 입장에서 보면 반가운 바람으로 느껴질 수도 있다.

이번 월드컵은 내년 올림픽을 준비하는 '리허설' 격인 테스트이벤트를 겸해 치러졌다.

테스트이벤트에서는 실제 올림픽에서 벌어질 수 있는 다양한 변수를 미리 경험하는 게 필요하다.

박 예보관은 "이번에 설치한 방풍막이 분명 (바람의 영향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하지만 설치한 지 얼마 되지 않아 데이터가 적다. 이번 테스트이벤트를 거치며 통계로 분석해 방풍막의 효과가 실제 얼마나 되는지 입증하는 게 필요하다"고 밝혔다.

4bu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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