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 수당 지급' 친구·연인 끌어들이고 공동 숙소 생활
(서울=연합뉴스) 김예나 기자 = 검찰 수사관이나 통신사 상담원 등을 사칭하며 전화금융사기(보이스피싱)로 약 4억원을 뜯어낸 콜센터 직원들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지방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는 중국에서 보이스피싱 콜센터 직원으로 일한 11명을 사기 혐의로 검거해 이모(26)씨 등 9명을 구속하고 2명을 불구속했다고 17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중국 칭다오(靑島), 옌타이(煙臺) 등에 있는 사무실에서 전화로 서울 중앙지방검찰청 수사관이나 통신사 콜센터 상담원 등을 사칭해 피해자들을 속였다.
이들은 "계좌 양도 피의자인지 개인정보 유출로 인한 명의도용 피해자인지 수사해야 한다"면서 피해자의 통장이 범죄에 연루돼 있다고 말해 금융정보 등을 입력하도록 했다.
이후 미리 준비한 대포통장으로 현금을 이체하는 식으로 약 4억원을 뜯어냈다. 이들은 동네 친구나 소년원 동기, 연인 등을 꼬드겨 보이스피싱 범행에 함께 나서기도 했다.
특히 보이스피싱 조직 총책으로 지목된 중국 동포 K(35)씨는 콜센터 직원으로 일하는 사람들에게 "금액의 20% 정도를 수당으로 지급하겠다'며 범행을 독려한 것으로 드러났다.
K씨는 직원들이 도망가는 것을 막기 위해 공동 숙소 생활을 하도록 하고 여권을 빼앗아 보관했다. 흉기를 보이며 감금, 협박, 폭행 등을 자행하기도 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경찰 관계자는 "보이스피싱 조직은 계속 진화하고 있다"면서 "일단 돈부터 입금하라는 말을 듣거나 의심이 든다면 전화를 끊고 관계기관에 확인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경찰은 보이스피싱 조직의 총책 등 핵심 조직원을 쫓기 위해 중국 공안과 협력해 수사하고 있다. 또한, 아직 붙잡지 못한 나머지 조직원 등은 계속해서 수사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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