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이준서 기자 = 러시아와의 부적절한 '내통' 의혹으로 낙마한 마이클 플린 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이 미 연방수사국(FBI) 조사에서도 거짓으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16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과 CNN 등에 따르면 플린은 지난달 24일 FBI 조사에서 세르게이 키슬략 주미 러시아 대사와의 대화 내용을 제대로 기억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대(對) 러시아 제재'를 논의했다는 의혹을 부인했다.
당시 플린이 관련 의혹을 부인하자, 수사관들은 "확실하냐"고 거듭 추궁했다. 다만 플린은 협조적이었고 FBI 수사관들도 의도적으로 거짓 진술을 한다고 느끼지는 못했다고 수사 관계자들은 전했다.
이는 플린이 언론의 의혹 제기를 일축하면서 마이크 펜스 부통령을 비롯한 트럼프 행정부 측에 거짓으로 해명한 것과도 비슷한 맥락으로 보인다.
FBI 조사 이틀 뒤, 샐리 예이츠 당시 법무장관 대행과 법무부의 국가안보분야 한 고위관리가 도널드 맥건 백악관 변호사를 만나 관련 사안을 설명했고, 곧바로 트럼프 대통령에게도 보고됐다.
트럼프 대통령도 이날 백악관 기자회견에서 "플린은 자기 일을 했다"며 '대러시아 제재' 논의 자체는 문제가 없음을 강조하면서 '거짓 보고'가 경질 사유임을 분명히 했다.
만약 플린이 위증한 것으로 최종 확인되면 중형에 처해질 수 있지만 FBI 관계자들은 플린을 기소하는 데 부정적이다. 플린이 '제재'라는 용어의 정의를 따지며 위증 의혹을 반박할 수 있고, 키슬략 대사와의 대화 내용을 기억하지 못한다고도 거듭 주장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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